단색화전,최병소의 뱀 허물같은 '검은 그림'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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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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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단색화전은 '반복 수행 중도의 세계' 한눈

신문지에 볼펜과 연필로 그려낸 최병소의 무제.(2011.작가소장)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17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과천 본관에서 개막하는 ‘한국의 단색화(Dansaekhwa: Korean Monochrome Painting)’전에 소개된 최병소의 검은 그림. 40여년간 신문지에 볼펜과 연필을 이용하여 새카맣게 칠한 그림이다.

볼펜으로 수없이 반복하고 덧칠하고 , 볼펜의 흔적조차 연필로 또 지워내 결국 검정색의 단면화면을 남긴 작품은 마치 뱀의 허물처럼, 또는 빛나는 껍질처럼 보인다. 작가의 단련한 정신으로 탄생한 신문지의 '숭고함'이다.

단색화전 초빙큐레이터 윤진섭 (호남대)교수는 "한국단색화의 특징은 반복과 촉각"이라며 "한국의 단색화가들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정신적이며 초월적인 상태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행하는 수공의 방법은 시각중심의 서구의 미니멀작가들과 달리 근본적으로 '몸을 도구로 사용하며 촉감 중심의 세계라는 것. 윤 교수는 "한국의 단색화가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은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세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뜯어낸 물감의 사이에 새로운 물감을 집어넣어 두꺼운 살을 만드는 정상화의 작품, 물감을 두껍게 반복적으로 쌓아올린 다음 대패로 밀어 단면을 드러내는 김태호의 그림, 고향에 두고온 친구와 지인들을 생각하며 점을 찍어나간 김환기의 점화시리즈등 한국대표 단색화가 31명의 15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5월13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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