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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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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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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프 핼리넌 지음·김광수 옮김문학동네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자동차 키를 손에 쥐고 키를 찾는가 하면, 얼굴을 기억하면서도 이름은 전혀 떠올리지 못하거나,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젖혀 놓고도 그 속에 있는 맥주를 찾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은 흥미진진하다.

의료과실을 주제로 한 연속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저널리스트 조지프 핼리넌은 저서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를 통해 그 답을 제시한다.

20년 동안 사람들의 실수담을 모아 그 실수의 원인을 분석하고, 우리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각종 실험 연구 결과 등 팩트(fact)에 기반한 탄탄한 저술은 저널리스트의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실수는 인간이 주변 세계를 보고 기억하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편향 (systemic biases) 때문이라는 것.

자기가 바라는 것만 보고, 근거 없이 자기를 과신하며, 멀티태스킹의 신화에 사로잡혀 집중력을 잃는 인간의 성향이 실수를 유발한다고 그는 분석한다.

사례를 보자. 처음 선택한 답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인의 외모에 현혹되는 까닭은?. 많은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믿는 말이 있다. “시험에서, 처음 고른 답이 진짜 답이다! 답안을 바꾸지 마라.”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가 공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외모는 외모일 뿐, 나는 정책을 보고 투표하는 사람이야.”

정말일까? 결론은, 둘 다 틀렸다.

시험에서 답을 바꾸는 행위에 대해 지난 80년 가까이 진행해온 조사에 따르면, 답을 바꿔서 틀리기보다는 정답을 맞히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답을 바꾼 덕분에 시험 성적이 그만큼 향상되었다는 뜻이다.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험 결과, 답을 바꾼 학생 대부분이 정답을 찾았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나서 실제로 치른 시험에서도 학생들은 여전히 처음 썼던 답에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자신의 ‘선택’에 대한 구조적 편향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투표를 할 때는 또 어떤가. 많은 사람들은 후보의 얼굴만을 보고 이미 ‘유능한’ 사람을 마음속으로 결정해버린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정치에 어지간히 관심이 있지 않는 한 끝까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첫인상이 이미 머리에 각인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사진을 보여주고 그들의 능력을 추측하게 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이 정치인의 사진을 보고 그들의 능력을 추측한 시간은 고작 ‘1초’ 이내에 불과했는데도 말이다.

저자는 "편향에서 벗어나라.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만큼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예견된 실수를 막는 방법도 제시한다. 자신을 과신하지 말고 매사에 겸손하라는 것. 또 저지른 실수에 대해 주변 사람과 피드백을 주고받고 그 실수를 거울삼아 배움을 얻으라고도 강조한다.

실수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속도를 늦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멀티태스킹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그저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는 데는 엄격한 제약이 따르며 그 과정에서 실수할 가능성도 매우 커진다. 저자는 자기 방식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는 것이 용기가 필요다고 조언한다.356쪽·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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