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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맞은 현대중공업… ‘한국 조선(造船) 역사의 산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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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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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오는 23일로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사진 위는 1972년 3월 23일 현대울산조선소 기공식 현장과 현대중공업 1호선 '애틀랜틱 배런'. 아래는 지난 8일 열린 누적 1억t째(1805척째) 선박인 '코스코 페이스'호 명명식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1972년 3월 23일 오후 2시. 울산 마포만 백사장. 정주영 명예회장과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조선소 기공식을 연다. 자본도 기술력도 없는 일천한 가운데 정부 관계자도 반신반의하던 불안한 출발이었다.

이 곳이 지금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다. 이 회사는 1983년부터 30년째 세계 1위 조선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세계 최초로 선박 인도량 1억t을 돌파했다.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의 제3차 경제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시작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정부에서도 회의론이 많았다. 조선소를 지을 돈도 없었을 뿐더러 경험이 전무한 조선사에 수주를 요청할 선주도 없었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스위스 해운업자 리바노스로부터 26만t급 배 2척을 주문받았다. 유래없이 조선소 건립과 함께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또 영국 버클레이 은행으로부터 차관을 제공받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른바 ‘봉이 정선달’ 일화다.

그리고 현대중공업은 2년 후 준공식과 함께 배를 무사히 인도했다. 선주 리바노스는 엄지손을 번쩍 들어보였다. 그리고 오는 23일이면 기공식으로부터 40주년을 맞는다.

울산ㆍ군산 조선소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의 연 건조량은 이미 1300만t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건조량(1억40만t)의 약 13%다. 총 11개의 도크를 보유, 연 100척이 넘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

창립 15년째인 1986년 1000만t 건조를 돌파한 회사는 2000년대 중반 들어 거의 1~3년에 한 번 꼴로 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8일, 캐나다 선주 시스판사에 보낸 ‘코스코 페이스’ 호(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을 포함하면 누적 건조량은 1억717만t(1805척)이다.

참고로 1억t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59개에 물을 가득 채운 부피다.

이미 규모로 세울 수 있는 세계기록은 모두 경신한 현대중공업은 이제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2000년 첫 국내 독자개발 엔진 ‘힘센’을 개발한 이래 2010년 디지털용접시스템 도입, 2011년 원격제어 및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십(smart ship) 건조, 올 1월 국내 최초의 LNG FPSO(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독자모델 개발 등 혁신을 이뤄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조선사를 넘어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뿐 아니라 정유ㆍ석유화학, 무역, 금융, 자원개발 등 국내외 70개 계열사를 거느린 총자산 62조원 규모 종합중공업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지난 40년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중공업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각오를 다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창립 40주년을 맞는 오는 23일 울산 조선소에서 대내외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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