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이 봄 정기세일 일정을 예년보다 1주일 가량 뒤로 밀 예정이다. 앞서 작년에는 이보다 닷새 정도 앞선 4월1일부터 정기세일을 시작했다.
이유는 갑작스런 꽃샘추위. 3월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며 봄 신상품 판매가 저조하며 이번 달 백화점 의류 매출이 전년 같은 때보다 3~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2011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의류업체들은 추운날씨로 봄 신상품을 제때 판매하지 못해 백화점에 정기세일 기간을 뒤로 밀어줄 것을 요청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백화점들이 아웃도어 행사에 열을 올리는 것도 날씨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작년 겨울엔 이상 고온으로 제때 겨울 상품을 팔지 못해 제고가 남았고 올 3월엔 반대로 추운 날씨로 아웃도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주말 목동점에서 작년 봄·여름 및 가을·겨울 상품을 선보인 ‘사계절 아웃도어 대전’을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4일까지 아웃도어 웨어와 용품을 비롯해 캠핑·사이클·클라이밍 관련 상품을 한 자리에 선보이는 ‘아웃도어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아웃도어 행사를 진행중이다.
반면 이번 꽃샘추위로 편의점에서는 관련 매출이 늘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지난 10~11일 세븐일레븐의 찐빵과 어묵 매출은 전주보다 각각 23.1%·36.7%씩 올랐다. 이와 함께 원컵음료와 온장고음료도 같은 기간 13.7%·17.5%씩 상승했다. 또 핫팩 매출도 8.5% 늘었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이상 고온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으며 주요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10%를 밑돌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초반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 겨울철 주력 상품인 외투 판매가 부진하고 오히려 가을 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월 영업일수가 작년보다 늘었음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는 것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라며 “불황에다가 최근에는 날씨까지 안 도와줘 엎친 데 덮친 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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