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금융회사의 횡포, 소비자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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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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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금융부 기자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막연하게 한다고만 해서는 결국 또 미풍에 그칠 겁니다. 제대로 준비를 하고 나서야지요.”

한 소비자단체 직원(?)의 말이다. 국내 금융권 내 소비자운동에 대해 묻자 이러한 대답이 돌아왔다.

국내에서 금융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운동은 아직까지 미미한 상황이다. 사실상 금융 분쟁은 갈수록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조정신청 건수는 611건으로 전년보다 22%나 줄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만이 높다. 높은 수수료와 대출금리 등으로 금융회사를 이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7.23%에 달했으며,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상호금융 가계대출이 전년보다 13%나 급증했다.

이러한 가운데 각 은행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고액 배당의 수순을 밟는 형국이다.

지난해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적 동참 행렬을 불러왔던 반(反) 월가 시위 발생한 동기는 국내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의 금융 소비자들도 대형 금융회사의 돈 잔치에 분노하고, 부(富)를 독점한 1%를 거부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같은 역할을 금융당국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칼자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여전히 횡행하는 금융회사의 낙하산 인사만 보더라도, 금융 소비자의 권리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어설프고 막연한 캐치 프레이즈만 가지고 시작해서는 안될 일이다. 지난해 반월가 시위가 국내에도 착륙할까 여부를 두고 관심있게 지켜봤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전문성'과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금융 소비자 운동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반월가 시위는 최근 동면에서 깨어나 '봄' 투쟁을 다시 시작했다. 한국의 소비자들도 금융회사를 상대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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