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과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1일 아웃도어 유명브랜드 등산화 10개 제품(일반용 등산화 5종, 둘레길용 등산화 5종)의 품질을 비교한 정보를 컨슈머리포트 1호로 등록했다. 실험 참여 브랜드는 K2, 코오롱스포츠,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트렉스타로 한정됐다.
소비자원 컨슈머리포트는 제품, 비교항목, 비교결과, 추천제품, 이용 후기 등이 담겨 있으며 불만 접수가 많았던 등산화 치수, 미끄럼저항, 내굴곡성 등 품질을 비교하고 크롬(6가)ㆍ포름알데하이드 포함 여부 등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를 이번에 내놓았다.
소비자원은 이 중 코오롱스포츠 ‘페더’와 블랙야크 ‘레온’을 추천제품으로 선정했다.
‘페더’는 시험 대상 일반 등산화 중 가격이 가장 저렴(23만원)하고 두 번째로 가벼우며(569g) 내마모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내굴곡성에서 이상이 없었고, 접착 부위의 강도와 동계산행에 필수적인 내수성도 뛰어났다.
‘레온’은 시험 대상 일반 등산화 가운데 가장 가볍고(515g), 내굴곡성에 이상이 없었으며 내마모성과 끈고리 부착강도 역시 우수했다. 동계산행에 필수적인 내수성도 양호했다.
반면 K2 ‘체이스’는 특별히 우수한 품질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고 무게가 시험대상 중 두 번째로 무거워(611g) 추천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내마모성과 내수성은 매우 우수했다.
노스페이스 니아는 끈 고리 부착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무게도 676g으로서 무거웠으나 마른 표면에서의 미끄럼 저항, 내마모성, 접착부위 강도 등은 우수했다.
K2 로타르는 무게가 476g으로서 가장 가벼운 제품인 네메시스(트랙스타)에 비해 30%이상 무거워 추천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내수성과 내굴곡성은 우수했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는 등산화 품질은 무게로 평가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한 관계자는 “산행 스타일이 중장거리라면 무게감 있는 등산화가 적합하고 단기 산행의 경우라면 반대로 가벼운 제품이 적합하다”며 “안정감을 위해 무게감 있게 만들어진 제품을 무게로 단순 비교해 서열화하는 것은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무게로 품질은 평가한 것이 아닌 무게를 숫자로 제시하고 전체적 점수를 매기는데 합산 한 것 뿐”이라며 “컨슈머리포트는 제품의 좋고 나쁨을 표시하는 것이 아닌 제품들의 특장점을 제공해 소비자들이 비교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팁을 제공하는 토탈 정보를 담는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 ‘등산화’편은 실험군이 5개 브랜드로 한정돼 오히려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다양성’을 저해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브랜드만 50개가 넘고 그 중 메이저 업체로 분류되는 것만 15개가 넘는다”며 “5개 브랜드에 한정한 것은 객관적으로 제품에 대한 리뷰 등 정보를 제공할 목적이 아닌 특정 브랜드 홍보성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실험군은 상위 5개 브랜드로 선정한 것”이라며 “하산하는 등산객의 70% 가까이가 상위 5개 브랜드를 신고 있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시험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는 탓에 대다수가 사용하는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원은 학계, 공인시험기관, 소비자단체 등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5개의 제품 중 추천 제품을 선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등산화에 대한 정확한 품질 비교를 제공하려면 산행 패턴을 4~5가지로 나눈 후 추천을 하는 식으로 객관성을 높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5개 브랜드에 한정된 제품 중 우수하다는 식으로 ‘추천제품’을 꼽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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