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정부가 화웨이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선통신장비 투자계획을 거부했다고 중국광보(廣播)망이 호주 현지 언론보도를 인용해 26일 전했다. 매체는 "호주정부가 화웨이의 투자를 막아선 이유는 그야말로 황당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안이 거부된 것은 화웨이 회장인 런정페이(任正非)가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고, 그가 현재까지 현지 언론의 노출을 꺼려온데다, 화웨이라는 기업 자체에 비밀이 많고, 중국정부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화웨이가 호주의 무선통신 업체를 인수하거나 호주에 무선통신기기를 공급할 때 향후 자국의 안보에 위험 요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광보망은 기사에서 "전세계 50대 무선통신서비스제공업체중 45개의 회사가 화웨이의 상품을 쓰고 있는데도 이제까지 아무런 보안상 사고가 벌어지지 않았다"면서 "호주의 이같은 결정은 근거가 없으며 무척 모호하다"고 반박했다. 매체는 나아가 "호주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화웨이의 잘못이 결코 아니다"며 "화웨이의 호주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화웨이 측이 다각도로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호주 사법 당국의 입장이 강경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글로벌 진출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화웨이는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해왔지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번번히 실패했다. 화웨이는 2008년 미국 컴퓨터회사 쓰리리프(3Leaf)시스템을 인수합병(M&A)하려다 미국 정부로부터 거부당했다. 2010년 8월에는 광대역인터넷소프트웨이업체인 투와이어(2Wire)와 모토로라의 이동통신인터넷기초설비부문을 인수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좌절됐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화웨이가 이란에 반정부 인사들을 감시하는 위치추적시스템을 공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화웨이는 이란에서 철수해야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