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동안 그의 최대 업적은 사업실적이 아니었다. 바로 S-OIL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었다.
지난 23일 대표직에서 물러나 사우디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그는 26일 기자와 만나 지난 4년 임기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기업문화를 바꾼 것을 꼽았다.
지난해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공장을 완공하고 역사적인 재생에너지 사업 진출과 함께 39년 이래 처음 신사옥을 완공하는 등 많은 사업적 성과를 이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원동력이 된 기업문화라는 것이다.
그는 “어떤 회사는 분위기가 어두침침하고 가라앉아 있는 반면 어떤 곳은 굉장히 활기 띠고 에너지가 넘치는데 그런 곳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회사가 위대한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기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성과가 활기가 넘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며 “회사 내 이해관계가 충돌하게 마련인데 그런 와중에도 좋은 에너지가 흘러 4년간 많은 성과를 이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인으로서 어려운 것은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으로 엄청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축구라든지, 다들 점수에만 관심이 있지만,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과 탄탄한 관계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기업문화를 바꾼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정유사 CEO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외국인인 그에게 다소 강압적인 한국 정부의 기름값 인하 정책은 더욱 큰 난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름값 문제는 정부와 업계, 학계, 언론이 다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해결책이 나오더라도 서로간 이해관계의 상충이 있고 어느 한쪽은 희생해야 하는 등 균형 잡힌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문난 ‘지한파’인 그는 “한국과 한국민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 S-OIL 임직원들과도 4년간 가족처럼 지냈는데 그런 것들을 뒤로하고 떠나게 돼 서운한 마음이 든다. 본국에 돌아갈 때 김치는 꼭 가져갈 것”이라며 한국을 떠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