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모아진 돈은 3세(18세)로의 경영권 승계 '종잣돈'으로 사용된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나가사끼짬뽕을 출시,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틈을 타 3세가 지배하는 '비글스'의 보유 주식(삼양식품)을 차례로 처분해 시세차익을 챙겼다.
당시 삼양식품은 '나가사끼짬뽕이 이마트에서 신라면을 제쳤다'는 보도자료를 돌려 언론플레이를 시도했고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내다 판 것이다.
오너 일가의 재테크 방법은 주식 시세차익뿐만이 아니다.
최근 공정위의 담합 조사와 관련해서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 대가로 116억원이라는 과징금을 면제 받았다.
단숨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경쟁사인 농심이 1077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여 받은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재테크다.
업계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지만 미안한 마음도 전혀 없다.
교류 자체를 끊었기에 눈치를 살피지도 않는다.
이러한 행태를 언론에서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20년도 더 지난 '우지 파동' 이야기를 꺼낸다.
잘못된 언론 보도에 의해 사세가 기울었다며 원망까지 한다.
우지 파동만 없었다면 라면업계 1위를 여전히 고수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삼양식품의 주장도 최근 들어 진실 공방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우지 파동이 있기 전부터 이미 농심에게 1위를 빼앗겼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패배한 싸움에서 '자각'은커녕 '언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고도의 언론 플레이를 통해 스스로를 '억울한 피해자'로 포장, 동정심을 유발했다는 의미다.
시세 차익과 리니언시(자진신고)는 전문경영인이 함부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삼양식품은 기업 풍토상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삼양식품을 보면 아직도 1970년대 기업을 바라보는 듯하다.
과거의 구태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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