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회장, 2년 만에 STX팬오션 대표 복귀

-29일 이사회서 대표이사로 추대…2년 만에 복귀<br/>-시황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가 복귀 이유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이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 공동대표를 다시 맡았다. STX조선해양과 함께 그룹 2대 축인 STX팬오션이 시황 악화로 어려움 겪자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덕수 회장이 이날 열린 STX팬오션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추대됐다. 강 회장은 앞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STX팬오션은 '이종철 부회장·배선령 사장' 체제에서 '강덕수 회장·배선령' 체제로 전환됐다.

강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은 것은 2010년 이후 2년 만이다. 강 회장은 2004년 STX팬오션(구 범양상선)을 인수 이후 이종철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았었다.

시황 침체로 인한 실적악화가 STX팬오션이 오너 체제로 복귀한 이유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17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강 회장은 당장 유동성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TX팬오션은 이날 주총에서 회사가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총수를 3억주에서 7억주로 늘렸다. 시황 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충분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5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달에는 2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도 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강 회장이 대표이사로 돌아오면서 책임 경영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앞으로 현안을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사 임기가 만료된 이종철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부회장 직함은 그대로 유지한다. 한국선주협회장도 변함없이 수행할 예정이다.

STX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주)STX 이사로서 그룹 전반을 챙기는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STX팬오션 업무도 함께 챙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