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華초대석> 중국 발레계의 자존심을 지키다, 탄위안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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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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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샌프란시스코 발레단 최초의 아시아계 수석 무용수 탄위안위안(譚元元). 그녀는 샌프란시스코 발레단과 함께 미국 3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뉴욕시티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유일한 중국인 수석 무용수다.
2004년에는 ‘황색탄환’ 류샹(劉翔)과 함께‘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 영웅’으로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1977년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난 탄위안위안은 5세 때 TV에서 방송하던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며 발레리나의 꿈을 키웠다.

11세에 상하이 발레 학교에 입학했지만 어머니와 달리 탄의 아버지는 딸이 발레리나의 길을 가는 것이 못마땅했다. 온 가족이 실랑이를 벌인 끝에 동전 앞면에 ‘운명’을 맡긴 탄위안위안. 결과는 그녀와 어머니의 승리였다.

아버지를 설득하느라 다른 친구들보다 1년 가량 늦게 시작한 탓에 탄은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었고 자괴감도 커졌다.

“다른 친구들은 점프하는 것도 멋있었지만 나는 서 있는 것조차 불안했다. 미운 오리 새끼가 따로 없었다”

매일 눈물과 함께 힘겨운 연습과 보충수업을 받아가면서 수준 차이를 좁힌 탄위안위안. 14세가 되던 1991년 상하이에서 열린 발레 대회에 처녀 출전했지만 극도의 긴장감에 실수를 반복하며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재차 지독한 연습끝에 탄위안위안은 마침내 1991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제 2회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면서 발레계의 무서운 신예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92년 1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5회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금메달을, 1993년 1월에 개최된 제 1회 일본 국제 발레 및 현대무용 콩쿠르에서 금메달과 ‘니진스키’ 상을 받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존 크랑코 무용학교에서 졸업을 앞둔 1995년. 탄위안위안은 본래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남을 계획이었으나 파리에서 그녀를 눈여겨 본 샌프란시스코 발레단 관계자가 객원멤버로 함께 공연할 것을 제안했다.

시연에 나선 낯선 동양인의 화려한 몸동작에 관중을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은 모두 매료되었다. 그리고 탄위안위안은 18세, 최연소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했다.

당시 미국의 대형 발레단 단원은 연습생, 코르드발레(군무 무용수)를 거쳐야 솔리스트가 되고 세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수석 무용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두 단계를 건너뛰고 솔리스트가 됐다.

1998년 공연시즌, 같은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가 갑작스럽게 손가락 골절상을 입으면서 공연에 차질이 빚어지자 탄위안위안이 대역을 맡아야 했다. 20세기 전설적 안무가로 불리우는 조지 밸런친이 ‘스트라빈스키 협주곡’으로 만든 무용극이었다.

“빠른 리듬에 어려운 동작, 음악계의 피카소라고 불리우는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하는 탄위안위안. 그러나 불과 공연 전 하루 반나절이라는 짧은 연습 시간으로 공연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녀였다.

이후 탄위안위안은 백조의 호수를 비롯한 밸런친의 모든 작품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신임을 얻었다. 그리고 21세의 나이에 미국 최고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가 되었다.

1999년 4월 탄위안위안은 주룽지 당시 중국 총리와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했다.
2000년에는 로만 라이킨과 함께 내한, ‘2000 세계 발레스타 공연’에서 ‘에스메랄다’와 ‘마그리토마니아’를 선보이며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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