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가 늘어나는 펀드 환매에 이어 자금유입 부진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위에 있다 보니 투자자들이 지금 펀드에 들어가도 큰 재미는 못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좀체 투자결정을 안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펀드 설정원본은 지난해 말 95조6576억원에서 지난 29일 91조5억원으로 3달 만에 4조6571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2월 말 적립식펀드 계좌 수도 전월대비 22만9000개 줄어든 884만8000개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12월 34만4000개 감소한 이래 최대치다.
펀드 수탁 잔액이 줄면서, 작년 말 자산운용사들의 순익도 1년 전에 비해 3분의 1가량 급감했다. 이러한 자산운용업계의 눈물은 조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2000선을 넘어선 지수 때문에 기대수익률이 낮다는 평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현 상태에선 기다리는 장기 투자가 의미가 없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사실상 지금 신규로 펀드에 자금을 넣어도 기대수익률 자체가 낮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정 반대다. 현재의 주가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뛴 다음 들어가면 너무 늦고, 조정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굴릴 마땅한 투자대안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함정운 한국투신운용 리테일영업본부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너무 치솟아 지수대가 높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전자이외의 종목은 되레 저평가된 상황이라 편입된 종목이 다양한 적립식펀드에는 아직 기회가 많아 신규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연구원은 “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도 시중 실질금리가 너무 낮아 결국 일부는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굳이 환매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당장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좀 더 여유 있게 시간을 두고 대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