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04년 엔텍 합의서 공개…"책임 묻겠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삼성전자과 엔텍과 작성한 2004년 과거 합의서를 공개했다. 엔텍의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철저하게 묻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 4일 지난 2004년 당시 여태순 엔텍 대표와 감사 정우홍 등과 작성한 합의서 원본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합의서는 지난 2004년 12월 24일 삼성광주전자 대리인 옥석호, 엔텍 대표 여태순, 감사 정우홍 등이 직접 작성했다.

처음 납품할 당시인 2000년 7월 냉장고용 모타 설비 매각, OEM 공급 계약과 일반 구매계약과 관련해 원만히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이 합의 사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텍 대표와 임직원에게 4억500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엔텍은 △언론 등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삼성전자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이 건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외부에 공개·유포하지 않으며 △이 건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정부기관, 시민단체 등 제3자에게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을 약속했다.

또 엔텍이 합의내용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책임을 부담하고 삼성전자로부터 지급받은 4억5000만원의 2배인 9억원을 배상할 책임도 부과했다.

이 합의서에는 여태순 엔텍 대표 본인이 자필 서명한 서명과 도장이 날인돼 있다. 주민등록증 사본도 함께 첨부돼 있다.

삼성전자는 측은 "합의서 마지막장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기입은 당시 엔텍 정우홍 감사가 여태순 대표에 해당되는 내용까지 대리해 기입하였을 수 있으나 실제 기입을 누가 했는지는 법적으로 전혀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서 날인한 모든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법률사무소 공증으로 상기 합의서 날인이 여태순 본인의 것"이라며 "주민등록증에 의해 본인이 틀림없음을 인정했다고 돼 있어 엔텍 여태순 대표가 합의서 작성과 공증 현장에 참석했고 인정하였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을 이미 제기한 삼성전자는 강력한 법적대응에 나설 것임을 거듭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텍의 경영난에 책임이 없음에도 이번 신라호텔 점거 시위처럼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것을 우려해 최대한의 관용과 아량을 베풀려고 했으나, 더 이상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으며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철저하게 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