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기난사> 침착하게 7명 목숨 구한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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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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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이코스 대학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 때 기민한 행동으로 동료 학생과 교수의 목숨을 구한 여학생에 현지 언론이 주목했다.

사건 당일 범인 고수남(43)이 총기를 난사한 강의실 바로 옆 강의실에서 데첸 양좀(27)은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는 총소리를 듣자마자 문을 잠그고 불을 껐다. 그리고 학생들과 교수에게 숨을 죽이고 엎드려 있도록 해 변을 면했다. 미국 언론은 양좀의 침착한 행동이 더 큰 피해를 막았다며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티베트인 양좀은 가까운 거리에서 총소리가 들리자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문으로 뛰어가 잠금장치를 누른 뒤 조명을 끄고 학생들에게 책상 밑에 숨으라고 말했다. 당시 강의실에는 양좀을 포함한 학생 7명과 교수 1명이 있었다.

총소리가 먼춘 뒤 발 소리가 들렸다. 고수남은 잠긴 강의실 문을 쾅쾅 발로 차다가 문이 열리지 않자 문에다 총을 서너발 쐈다. 깜깜한 교실 바닥에서 양좀을 비롯한 8명은 숨을 죽인 채 엎드려 꼼짝하지 않았다. 인기척이 없자 고수남은 물러갔다. 그리고 밖에서 한 차례 더 총소리가 들렸다. 한 여자의 비명이 들렸을 때 양좀 일행은 공포에 질렸지만 숨을 삼켰다.

발 소리가 희미해지자 양좀은 휴대전화로 남편에게 전화해 “911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양좀은 딱 한마디만 했고 남편은 다른 질문 없이 곧바로 911에 전화해 신고했다. 양좀 일행은 경찰에게 안전하게 구조된 뒤에야 7명이나 숨진 참사가 벌어진 사실을 알았다.

양좀은 CBS와 인터뷰에서 “문을 잠그고 불을 끄지 않았다면 나를 포함해 강의실에 있던 8명은 모두 고수남의 총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범인 고수남과는 면식이 없다는 양좀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며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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