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하 경제부 기자 |
평소 왕(?) 애연가로 소문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광주지역 중소기업을 방문한 온종일 담배 한 개비조차 태울 수 없는 빼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동안 일정중 수시로 담배를 물던 장관의 모습은 이날 볼 수 없었다.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느라 담배 필 짬이 없었던 걸까. 아니다 박 장관은 현재 ‘금연’중이란다.
이날 일부 참석자들은 박 장관이 거듭되는 담뱃값 인상에 손을 든게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박 장관이 정권말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 등 현안에 몰두하기 위해 몸 만들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했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성품의 박 장관이기에 자신의 취임 초기 내세운 물가 잡기·일자리 창출 만은 꼭 성공적으로 매듭짓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각종 실물지표 회복세와 무디스의 국내 경기 전망 상향 조정 시사 등 연이은 낭보는 자칫 먹구름이 개이고, 태양이 얼굴을 내민 듯 우리 경제를 긍정적 해석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은 아직 ‘암흑’이라는 사실이 박 장관에게 '금연'까지 강요한 상황이 됐을 거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유류, 채소, 공공요금 등 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돈 벌러 직장을 가기보다 돈 쓰러 가는 꼴이 됐다. 퇴근길 아이들을 위해 풀빵·군고구마를 사오던 아버지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MB정부 임기 말까지 사력을 다해야하는 박 장관이 물가 잡기, 일자리 창출, 복지TF 등에 뚜렷한 해법을 신속히 내놓지 못하면 국민들의 질타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때면 장관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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