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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입주6년차를 맞은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 아파트. 현대건설과 GS건설, 쌍용건설이 공동시공했다. (제공=쌍용건설) |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주목할 만한 공동 시공 사업장은 아현3구역, 가재울뉴타운4구역, 왕십리뉴타운1구역 등이다.
이달 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아현뉴타운 3구역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손을 잡았다. 단지 이름도 각사의 브랜드를 합친 ‘래미안푸르지오’다.
이달 분양 예정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4구역의 경우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등 3개 업체가 뭉쳐 시공에 나선다. 왕십리뉴타운1구역은 대림산업·삼성물산·GS건설·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짓는다.
건설사들이 최근 이처럼 공동 시공에 나서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업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조합원 이주비용 등 막대한 금융비용을 공동으로 분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사업이 지체됐을 때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토지대금 등 막대한 비용 분담도 이점이다. 극동건설은 오는 10월께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에서 한화건설과 공동으로 짓는 아파트를 분양한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단독으로 필지를 분양받았으나 필지 대금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한화건설이 합류하게 됐다”며 “마케팅팀에서는 공동 시공하게 돼 분양성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사간의 과도한 경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달 공동분양에 나서는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왕십리 뉴타운 등 규모가 큰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경우 단독으로 사업하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그 외에도 수주 경쟁에서 밀릴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에 사이좋게 공동시공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 컨소시엄으로 짓는 아파트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공동 시공 단지는 대부분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데다 주로 대형사들끼리 손을 잡다보니 브랜드 파워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분양한 현대엠코와 한양이 공동으로 짓고 있는 세종 엠코타운은 평균 12.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 단지는 이미 100% 계약된 상태다.
반면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은 시공 컨소시엄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시공사의 아파트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나눠먹을’ 건설사 수익을 위해 분양가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어서다. 또 대형 건설사의 고유 브랜드 대신 생소한 이름의 브랜드가 사용될 경우 향후 단지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공동 시공을 반대하는 재건축 주민들도 적지 않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 조합원 일부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공동 시공하는 것에 반대하며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공동 시공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있지만 현명한 조합원들은 그다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조합원들이 부담할 금융 부담을 한 건설사보다는 두 건설사가 덜어주는 것이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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