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LS 발행액은 13조138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무려 72.8% 증가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원금 전액 보전형은 3조1914억원(24.3%)에 불과하다.
원금비보전형은 9조9353억원으로 전체의 75.6%에 달했다. 전 분기 대비 175.9%나 증가했다.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많았던 셈이다. 문제는 지난 1분기 판매된 ELS 가운데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식되는 은행 거래 고객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ELS 인기가 이어지자 ELF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ELF는 ELS를 담은 펀드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총 82개 공모펀드가 신규 설정됐다. 이중 35개가 ELF로 전체 신규펀드 중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매월 신규 설정된 ELF수를 보면 1월 9개에 불과했던 것이 2월에는 14개, 그리고 3월에는 13개에 달한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5일 IBK자산운용이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기초자산으로 하는 ELF를 출시했고, 지난 9일에는 KB자산운용이 ELF 2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자금도 몰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369억원에 불과했던 설정액이 2월에는 1681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 3월에는 764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1월에 비해서는 지난 2월 5배 가량, 3월에는 2배가 넘게 돈이 몰린 것이다.
ELF 출시 증가는 ELS 인기 덕분이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삼성전자와 현대차에만 편중되자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ELS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 결과 자산운용사들도 앞 다퉈 ELF 출시를 서둘렀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는 거의 제로금리이지만 주식시장이 편중된 움직임을 타자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ELS 상품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그러한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반영해 ELF 상품 출시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LF는 ELS와 같이 주가 하락 시에도 특정 조건만 충족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시장이 침체된 자산운용업계가 ELS 인기를 틈타 ELF로 살 길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공모의 경우 많은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야 하는 데 비해 사모의 경우 고액자산가 몇 명이 원하는 대로 상품을 설계할 수 있어 설정이 용이한 면이 있어 사모 ELF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ELF는 ELS에 비해 비용부담이 크다는 점, 그리고 파생상품에 투자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ELF를 선택하기 전에 기초 자산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물론 수익구조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며 “ELF는 결국 ELS라는 파생상품에 투자를 하는 것이니만큼 안전자산과 함께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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