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빈번하게 '미인가 정류장'을 설치하는 M버스, 대체 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4-14 16:1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빈번하게 '미인가 정류장'을 설치하는 M버스, 대체 왜?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적은 횟수의 정차를 통해 신속하게 이동해 서울 외곽에 자리잡은 베드타운 지역 주민들에게 널리 이용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그런데 이 제도를 통해 운영되는 18개 광역급행버스 노선 중 많은 노선이 규정과 달리 정류소의 수를 임의로 늘여 운행하는 상황으로 밝혀졌다.

미인가된 정류장에서의 승하차는 과태료 부과가 가능한 행위다. 하지만 임의 정차하는 다수 노선은 버젓이 미인가 정류장의 정차를 홍보하는 중이고 심지어 아직 운행을 시작하지 않은 일부 노선들은 운행을 하기 이전부터 미인가 정류장 정차를 알리는 상황이다. 과연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일까?

◆광역급행버스란? 장점은?

광역급행버스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각종 보도자료에 '광역급행버스는 기점과 종점으로부터 7.5㎞ 이내에 위치한 6개 이내의 정류소에만 정차하고 중간정차 없이 운행하는 급행 시내버스'로 정의했다. 정류장 '수와 위치'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된 노선인 것이다.

제도 초기의 광역급행버스는 기점과 종점(회차점)에서 5㎞ 이내에 위치한 4개 이내 정류소만 정차 가능했다. 기존 광역버스가 여러 정류장을 정차해 이동소요시간이 은근히 길었다면 광역급행버스는 적은 정류장 수 때문에 마치 개인의 자가용과 흡사할 정도로 신속한 이동이 가능한 형태다.

이때문에 광역급행버스는 경유구간 다수 정류장들에 정차하는 기존 광역버스에 비해 급행성이 획기적으로 커져 대다수 이용객들의 각광을 받아왔다. 결국 도시철도 개통에 버금가는 이미지가 생겼고 부동산도 이에 따른 내용을 적극 알리면서 영업에 활용했다.

현재 광역급행버스는 모두 3차례에 걸쳐 19개의 노선을 선정한 상황이다. 12노선(1차 6노선 선정 및 현재 5노선 운행, 2차 7노선 선정)이 운행 중이며 6노선(3차 6노선)이 운행을 준비 중이다.

◆'지역 부동산 호재' 광역급행버스 인가 정류장 증가

하지만 광역급행버스가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로서 작용하자 광역급행버스(M버스)와 관련된 민원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우리동네도 M버스를 만들어달라"는 단순한 민원은 기본이었다. 심지어 "(어느 정류장에 이용 승객이 별로 많지 않으니 해당 정류장을 빼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앞에 정차해라"는 형태의 '제로 섬(Zero-Sum)' 내용을 담은 민원도 많았다.

수도권 남부의 어느 신도시의 경우 광역급행버스의 정류장 때문에 지역민 간의 갈등이 생기는 모습도 비쳐졌다. 결국 'M버스 역세권(?) 민원'이 지역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자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강남행'과 '도심행'을 나눠 갈등을 봉합했다.

운수회사와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국토해양부 또는 지역구 국회의원도 엄청난 민원 세례에 시달렸고 업무가 어려울 정도였다.

끝내 국토해양부는 민원 '폭탄'이 계속 이어지자 지난 2011년 7월 7일 "국토해양부는 정류소 추가 민원이 계속됨에 따라 광역급행버스 도입취지를 살리면서도 정류소 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도로상황과 주민 교통편의 등을 고려해 정류소 설치 허용 구간을 연장(現 5㎞→7.5㎞)하거나 정류소 수를 추가(現 4개→6개)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당초 광역급행버스 운영 취지에 다소 후퇴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발표해 적용했다. 현재 광역급행버스의 규정 정류장은 기점과 회차점에 걸쳐 각각 6개(편도 기준)이다.

▲광역급행버스 M6405번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미인가 정류장' 등장

주로 기점부에 많은 '미인가 정류장'은 이러한 정류장 신설 민원의 해결 방편으로 등장했다. 버스의 기점지이기에 거기서 타고 내리자는 사람들을 막기 어렵다는 억지성 상황 논리를 붙여서 끝내 적용된 것이었다.

인천 송도 지역의 M6405번 버스가 대표적이다. M6405번 차고지는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송도공영차고지(인천시 연수구 송도동)로 인천대학교 동측의 옆 블럭에 위치한다.

M6405번의 정식 정류장은 ▲웰카운티(38353, 이하 인천 버스ID코드) ▲센트럴파크역(38397) ▲GS자이아파트(38468) ▲풍림2-3차아파트(38350) ▲한진해모로아파트(38016) ▲연세대송도캠퍼스입구(38489)다.

그러나 M6405번 노선은 노선의 운행 당시부터 인천대서 정차 중이다. 최근 송도동주민센터에서 여론 조사를 진행하는 M6405번 변경안 내에도 기존 정류장의 감축 계획은 찾을 수 없다. 인천대 동측 정류장은 계속 미인가 정류장인 상황이다.

한편 M6405번은 허용 정류장이 6개로 증가하는 과정에도 미인가 정류장이 계속된 노선이다.

그렇지만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허용하는 정류장이 4개일 당시에는 미인가 정류장을 보유한 노선이 허다했다. 민원에 따라 관할 지방자체단체 묵인 하에 정차한 것이다. (허용 정류장이 6개로 증가하며 이들 미인가 정류장들은 정식화됐다)

◆정류장 선정 치열한 3차 광역급행버스노선 6개

'광역급행버스'는 국토해양부가 운행 운수회사를 직접 선정한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회사를 선정한 이후 상당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긴다. 국토해양부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이해관계로 '뚫지 못한' 광역구간을 직접 나서서 개설하는 역할만 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정류장 변경의 경우도 지방자치단체 몫이다. 그렇기에 일단 노선의 운행 회사가 뽑힌 이후로는 운수회사와 지자체의 몫이 크다. 지역 주민들의 정류소 확장 민원에 휘둘리는 주된 원인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4/4 분기에 6노선(10월25일 4노선, 12월15일 2노선)의 3차 광역급행버스노선 사업자를 선정했다. 지난 1차 선정과 2차 선정 당시에 빠진 구간을 보완하는 노선인 이 노선들은 곧 운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노선의 경우 미인가 정류장을 공식 홍보하고 있으며, 아직 정류장을 최종 확정짓지 못한 일부 노선의 경우 미인가 정류장을 포함해 정류장을 늘이려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청라지구와 서울 서울역을 연결하는 'M6118번'이 대표적이다. 오는 23일 개통 예정인 이 노선은 ▲청라엑슬루타워 ▲청라자이 ▲가정5거리 ▲대신A(효성1동주민센터) ▲작전역 ▲홈플러스 작전점에 한해 정류장이 인가됐지만 청라 사파이어존(우미린)도 일반 승객을 태우려 한다.

운수회사는 출퇴근(등하교)시각만 승객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청라지구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가정동-작전동 일대 정류장을 넣어 청라지구 정류장을 2개로 확정했다.

이에 민원이 크게 증가하자 해당 운수사는 미인가된 정류장을 설치했고 인천시는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것이다. 장기간 큰폭의 적자가 불보듯 뻔한 현실을 무시할 수가 없었단 것이다.

미인가 정류장으로 개설될 청라 사파이어존(우미린) 정류장은 국토해양부의 7.5㎞ 룰에도 벗어난다. 인천시의 마지막 정류장인 홈플러스 작전점과 대략 8㎞ 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M6118번 외에 다른 노선에도 미인가 정류장의 개설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이다.

◆광역 간선대중교통과 지역 지선대중교통의 구분 필요

이러한 광역급행버스의 미인가 정류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시 형성의 문제와 함께 소통의 문제를 말한다. 근본적으로 도시의 문제가 있고 이러한 점의 해결과 이해를 위한 절차도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다.

교통평론가 한우진 씨는 "신도시나 위성도시 등의 지역은 지역의 서울방향 외곽부나 대표적 지점에 지역 주민들이 모두 이용하는 환승센터를 만들고 거기서 광역버스를 타고 내리게 하는 조치가 옳다"며 "다만 현 버스 상황에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개별 도시 형태와 구조가 다른 만큼, 정류장을 더하고 빼는 것은 지역 별로 적합한 유연함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너무 엄밀한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 중장기 교통계획을 수립한 것이 있다. 장기적 비전이 시민과 교류가 안 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라며 "시민들은 미래를 볼 수 없기에 자신에게 당장 편리한 것만 찾게 된다. 선출직공무원을 뽑기에 장기 계획을 짜고 이행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그렇다면 교통 정책은 임기 초반부터 잘 수립해 좋은 결과를 얻게 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 대다수 시민들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수사 임원은 "광역급행버스 사업자 선정 공고가 국토해양부에 발표되면, 버스 업계는 기존 영업권 사수 또는 새로운 지역 개척을 위해 '장기간 거액의 손해가 너무 명백한 것이 아니면'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참여한다"며 "하지만 현재 노선은 업계도 이용 시민도 다함께 힘들다. '광역급행버스'가 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선도 잘 만들고 환승장도 만들면 더욱 나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또 "사실 환승하는 곳이 잘 갖춰졌고 그 곳에 연결되는 버스 노선이 많다면 '정류장 앞'은 물론 '신도시 전체'가 호재로 불릴 만하다. 차고지가 도시 구석이 아닌 서울방향 맨 앞에 있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