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수천만원 떨어졌지만..별내신도시 "정말 별볼일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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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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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금 이자 후불제 때문에 묻지마 계약자 많아<br/>매매·전셋값 약세에 잔금마련 여렵자 매물 급증<br/>쾌적한 환경·서울 접근성 뛰어나 낙담하긴 일러

남양주 별내신도시에서 요즘 계약금을 포기한 분양권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입주한 별내 아이파크 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1. 회사원 최모(45)씨는 지난 2009년 분양받은 남양주 별내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을 중개업소에 급매물로 내놓았다. 애초 세입자를 구해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룰 계획이었지만 현재 전셋값이 1억7000만원~1억9000만원에 불과해 전세를 놓는다고 해도 3억2000여만원에 해당하는 잔금을 치르기가 쉽지 않아서다. 최씨는 "계약금(분양가 5억5000만원의 10%)에 해당되는 5500만원이나 가격을 낮춰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속상해 했다.

#2.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50)씨는 별내신도시 아파트만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별내신도시에 초등학교만 있을 뿐 고등학교가 들어서지 않아 김씨는 결국 입주를 포기해야 했다. 분양권 상태로 팔길 원했으나 팔리지가 않아 계약금 포기에 웃돈까지 얹어주고 나서야 손절매할 수 있었다. 김씨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뚫고 분양받았지만 계약금까지 포기하고 나서야 팔리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별내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았던 투자자과 실수요자들이 요즘 울상이다. 주택시장 침체로 입주 시점에 분양권 상태로 팔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이에 따라 계약금 포기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빠진 분양권 급매물도 적지 않다. 3년 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별내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1000만~5000만원 떨어진 가격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오는 6월 입주하는 KCC스위첸 145㎡A형의 경우 분양가보다 2000만원 가량 내린 4억9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말 집들이하는 포스코 더샵 107㎡형도 분양가보다 4600만원 정도 빠졌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별내지구내 대부분 분양단지가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실시하는 바람에 무턱대고 아파트를 계약했던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데 최근 아파트 매매·전셋값 약세로 잔금 마련이 쉽지 않다보니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려는 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입주한 단지 아파트값은 올 들어 1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지난 1월 입주한 쌍용예가 155B㎡는 2월 초 5억3700만원에서 이달 초 현재 5억1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집들이를 시작한 대원칸타빌 131㎡도 4억5200만원 선으로 한달 새 1500만원 내렸다.

턱없이 낮은 전셋값도 투자자들을 옥죄고 있다. 별내 아이파크 131㎡형 전셋값은 지난 2월초 1억7500만~1억8000만원에서 지금은 1억65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인근 K공인 대표는 "별내신도시의 경우 분양 계약 후 1년 뒤 전매가 가능해 2~5가구씩 분양받은 사람들도 있었다"며 "실수요자보다도 전매하기 위해 분양받은 사람들이 더 고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별내신도시 주택시장을 밝게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팀장은 "아직은 입주 초기라 기반시설이 덜 갖춰진 데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별내지구가 주거 환경이 쾌적한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인 데다 서울 접근성도 뛰어난 만큼 경기만 좋아진다면 매매·전세가격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별내지구는 지난 1월 현대아이파크(753가구)·쌍용예가(652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3월 대원칸타빌(486가구)에 이어 이달 신일유토빌(547)이 입주를 시작했다. 다음달 포스코더샵(644가구), 6월 KCC스위첸(679가구), 7월 하우스토리(720가구), 10월 신안인스빌(874가구), 11월 한화꿈에그린(729가구), 12월 우미린(696가구)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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