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경환 전 축구선수 사망 현장 직접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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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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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사건 발생 이틀 뒤에 방문한 자살 현장은 흔적 찾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밝을 수 없는 어떤 이상한 분위기는 느껴졌다.

지난해 스포츠계를 강타한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가담자로 확인되며 영구제명됐던 전 프로축구선수 이경환(24) 씨가 14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씨는 아파트 15층서 투신에 아파트 현관 앞 보도블럭에 바로 떨어졌으며 이 아파트 경비원 A 모씨에 의해 발견돼 인천 길병원에 옮겨지던 도중 세상을 떠났다.

▲故 이경환 전 축구선수의 자살 현장. 16일 오전 현재 현장은 모래로 덮혀 있다. 이 씨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이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해 끝내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났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경비원 A 씨는 "밖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서 경비초소 문을 열었더니 인근을 지나던 아파트 주민이 떨어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후 '여기 사람이 떨어졌어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해 달려갔다"며 "목격 주민(중년 여성) 말에 따르면 머리부터 먼저 떨어졌고 이후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피를 흘리긴 했지만 거의 없었다"고 당시 벌어진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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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경비원 A 씨는 또 "처음에는 신원 확인이 안 돼 아파트 단지 방송으로 연고를 찾았다"며 "자살한 사람이 선수 출신인 것은 뉴스를 통해 알았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는 정식 절차에 의거해 해당 아파트의 승강기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했다. 아파트 15층으로 올라갈 당시 故 이 씨는 커피를 마시면서 15층으로 향했다. 오후 2시 8분 15층 복도에 도착한 故 이 씨는 17분 후인 오후 2시 25분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나갔다. 15층에 올라간 후 투신할 때까지 약 17분간 이 씨가 어떤 생각을 했을 지는 그 누구도 살필 수 없다.

현재 자살사건 현장은 모래로 덮여있다. 본래 사건 직후 하루동안 박스로 가렸지만, 경찰의 현장수사가 종결된 후 경비원 A 씨가 현장을 닦고 모래로 덮은 것이다.

한편 故 이 씨는 2009년 대전 시티즌을 통해 프로에 데뷔해서 2009~2010년 42경기에 출전해 팀의 주전급 선수(미드필더)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2011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로 이적했지만 대전 시절 가담했던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영구박탈'과 '직무자격 영구상실' 조치를 당했다. 그는 '보호관찰 3년, 사회봉사 300시간'의 추가 징계처분도 받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주도 봉사활동에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다른 일을 찾아보겠다"고 프로축구연맹에 통보한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활해오던 故 이 씨는 리그서 퇴출된 이후 생활이 어려워지자 처지를 비관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이 씨의 장례는 16일 오전 11시 인천의 ㄱ모 병원에서 치러졌다.

▲故 이경환 전 축구선수의 자살 현장. 이 씨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이 아파트 15층으로 올라가 좁은 창문 틈을 통해 투신해 끝내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났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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