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디자인 경쟁에 승부수 던진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디자인 총력전 체제에 돌입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IFA 전시회’를 통해 디자인을 바꾼 TV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마이클 죌러 삼성전자 유럽법인 마케팅총괄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IFA 프레스컨퍼런스’ 행사에서 “올해 IFA 전시회에서 새로운 개념의 LED(발광다이오드) TV와 OLED TV를 선보일 것”이라며 “특히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CES에서 공개했던 OLED TV 디자인 역시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LG전자는 16일 레드와 화이트 두 가지 색상의 시네마3D TV 신제품을 출시했다. 레드 모델은 베젤(TV가장자리 두께)에 빨간색을 적용했고, 화이트 모델은 베젤과 스탠드에 흰색을 입혔다. LG전자는 기존 블랙과 실버가 주를 이루던 TV시장에서 포인트를 살린 디자인으로 인테리어에 민감한 소비자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TV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TV가 단순 가전 제품이 아닌 거실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가구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소니의 브라비아 TV를 디자인한 후미야 마츠오카 수석 디자이너는 “TV는 꺼져있을 때, 가전이 아니라 가구여야만 한다”고 TV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디자인 투자를 시작했다.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한 데 이어, 2001년에는 최고경영자(CEO)직속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삼성은 디자이너가 중간 관리자 없이 직접 의사 결정권자에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 경영진의 동의가 있으면 모든 엔지니어링이 디자인 방향성에 따라 진행하며 디자인 중심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디자인 경영은 삼성전자를 전 세계 TV 시장 1위 자리에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출시한 보르도(Bordeux)TV의 하단에 블루와 와인 컬러를 적용, 붉은 포도주가 담긴 와인잔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당시 이 제품은 세계 TV시장에서 30년 동안 1위를 지켰던 일본 소니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삼성전자를 TV시장 선두에 올려놨다. 이어 삼성은 2008년 크리스털 공예품을 연상케하는 ‘크리스털 로즈 ’에 이어 올해 ‘초슬림베젤 스마트TV ’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디자인의 TV를 매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디자인은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이자 목표를 나타낸다”며 “회사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 디자인과 디바이스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디자인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열린 ‘디자인 경영간담회’를 통해 “디자인이 고객가치 혁신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 디자인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전자의 디자인 리더십을 이끈 제품은 지난 2009년 ‘서초 R&D 캠퍼스’ 개소와 함께 탄생된 ‘보더리스 LED 시리즈’다. 이 제품은 TV화면과 테두리 사이에 경계선을 없앤 것으로 기존 50mm가량이던 베젤을 30mm로 줄여 화면이 커 보이는 효과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화면과 프레임의 경계를 없앤 제품이 전무하던 당시 LG전자는 그해 독일 IFA 전시회에 이 제품을 출품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베젤을 없애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LG전자 TV의 디자인은 올해 시네마3D 스마트TV 신제품이 적용한 시네마 스크린까지 이어졌다. 이 제품은 베젤 두께가 1㎜에 불과해 사실상 테두리를 인식하기 힘든 베젤리스 TV에 가깝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에서도 베젤 없는 깔끔한 TV화면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향후 높은 완성도와 품격을 갖춘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