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소형주택 호가 왜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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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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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규제 풀린다"..기대감 고조<br/>전문가, 완화 수위·국회 처리 불확실 회의적 반응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요즘 서울 강남권 소형아파트 매매시장이 심상찮다. 4·11총선 이후 호가 위주로 오름세가 뚜렷하다.

강남권 소형주택 호가가 최근 오르기 시작한 것은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조만간 나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정보를 미리 흘린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시장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대 심리가 늘어나면서 강남권 아파트 호가가 오르고, 거래도 다소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던 개포동 개포지구와 서초구 반포·잠원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재건축 단지내 소형아파트 호가가 많이 올랐다. 일부 단지는 매물이 회수된 곳도 많다.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발표 '초읽기'?

강남권 재건축 단지내 소형아파트 호가 상승의 일등 공신은 새누리당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새누리당의 4·11 총선 승리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심리에 불씨가 됐다면, 박 장관이 최근 "수도권 거래 침체가 걱정스럽다"고 한 발언한 것은 도화선이 됐다.

박 장관은 강연 등 공식 행사에서 여러차례 수도권 부동산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강연에서는 “지방은 그래도 거래가 상당한 반면 수도권에는 거래 자체가 실종됐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정부가 정치권까지 동원해 심리작전을 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리 시장 반응을 체크해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내용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사전에 정보를 흘려 효과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국가의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부처 장관이 직접 나서 부동산시장 침체를 우려하며 대책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남기는 일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국토해양부와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까지 나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 활성화 위해선 넘어야 할 산 많아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수위가 어느 선까지 일지 알 수 없고, 국회에서 관련 법 처리도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위한 소득세법을 서둘러 개정하자는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의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한 규제 여부도 관건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형주택 건립 확대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건축 조합들과의 타협점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다해도 기대 심리는 반짝 상승세로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강남3구는 재건축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많아 투기지역에서 해제된다 하더라도 투기 바람이 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호가가 실제 거래로 어느 정도 이어지느냐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우려스런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세가 최고가를 경신하던 2006년 정도는 아니더라도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매물 위주로 다시 오름세가 두드러질 경우 투자 수요에 이어 투기 수요까지 붙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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