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어느 누구라도 약점이 있듯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도 약점은 있으며, 그의 대권 행보를 위협하는 요소도 주변에 산재해 있다.
러·일 전쟁 때 러시아의 세계 최강 발틱함대는 약체 일본에 괴멸됐고, 2002년 대선에선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하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의 바람에 휩쓸리며 낙선의 쓴맛을 봤다.
우선 박 위원장이 구체적인 업적을 세우거나 자신만의 강력한 정치적 비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점은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박 위원장이 지난 2004년 중앙 정치무대에 등장해 위기에 빠진 당을 여러 번 구했으나, 본인 스스로 사상·이념적 지향점을 제시하거나 특정 정책을 끌고 나가본 적은 없다. 정치적 목표의식이나 법률·행정적 능력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또 직언을 꺼려 하는 권위적 성격과 폐쇄성도 비판의 대상이다. 박 위원장은 본인에게 직언하기보단 의견을 맞추고 보조해주는 인물을 선호한다는 것이 주변의 증언이다. 유승민 의원과 박 위원장의 사이가 다소 멀어진 것도 유 의원이 평소 생각한 바를 가감없이 얘기하는 성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당명 개정 과정에서 불만을 노출하며 비대위 측과 마찰을 빚었다.
총선의 경우 각 지역구 후보자들의 경쟁력과 당의 이미지, 조력자로서의 박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대선은 본인을 전면에 노출시켜 승부해야 하는 싸움인 만큼 이 같은 내재적 약점은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박 위원장의 대권 도전을 위협하는 외적 요소로는 정수장학회 실소유 문제와 ‘독재자의 딸’이란 이미지가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박 위원장이 선택했다기보다는 환경적으로 부여된 변수로, 야권의 공세 및 유권자들의 비우호적 표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이 같은 약점과 위협 요소는 당장 수도권과 젊은층의 지지율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총선대로 대선 표심이 움직인다면 박 위원장은 수도권에서 야권 대선 후보에 4~5%가량 뒤지게 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수도권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50만~60만표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2030 표심도 박 위원장이 야권 후보에 10%가량 뒤지고 있어 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본인이 공략해야 할 지역과 세대가 수도권·2030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 점은 다행이다. 당내에선 오히려 표심을 늘릴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대세론 속에 다른 후보들보다 한발 먼저 치고 나가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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