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현장증언><7> 중국 최고의 농업전문가, 박상견 세종농묘 총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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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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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용성 특파원) 2003년 6월6일. 인천을 떠나 베이징 수도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는 승객들이 텅텅 비어있었다. 당시 사스가 창궐한 베이징으로 향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 반대로 베이징에 거주하던 한국인들이 대거 귀국하던 때였다. 박상견 세농종묘 총경리는 이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공항에 도착했다. 첫발을 내디딘 베이징 공항 입국장은 그야말로 한산했다. 하지만 한층 위의 출국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그의 중국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창 혼란스러울 때였지만 워커홀릭인 그는 한치의 위축됨 없이 업무에 매진했다. 중국에 입국한 3일 후인 10일에는 지린(吉林)성으로 출장을 떠나 현지 바이어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현지 지형적인 환경조사를 실시했다.

세농종묘는 농우바이오의 중국 현지법인으로 비교적 이른 때인 1994년 중국에 독자진출했다. 당시 중국은 5~6 여곳의 종묘회사의 중국진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농업의 개방에 두려움을 느낀 중국정부는 문호를 닫아버렸다. 종자를 생산해 한국으로 수출하던 일만 하던 세농종묘는 중국의 WTO가입 이후 현지판매도 가능해졌다.

현재 중국내 8700여개 종묘업체 가운데 독자법인 외국회사는 10개 미만이다. 나머지는 모두 합자법인이거나 로컬기업들이다. 우리나라는 1994년 흥농종묘, 서울종묘, 농우바이오 등 세 곳의 종묘회사가 현지진출했지만 1997년 IMF구제금융시절 미국의 몬산토가 흥농종묘를, 스위스의 신젠타가 서울종묘를 인수했으니,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농우바이오가 유일하게 중국에서 활동중인 셈이다.

2003년 부임하던 당시 중국어가 익숙치 않던 박상견 총경리는 아무리 늦은 술자리가 있어도 새벽4시30분에 일어나 회사에 출근해 중국어를 배우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한국 농우바이오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그는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원이었다. 집에도 못 가고 회사근처 여관에서 밤을 새워 일하던 날들도 많았다. 세농종묘의 총경리지만 그는 여전히 가장 먼저 출근하고 있으며 주말에도 항상 회사에 들러 업무를 챙긴다.

박상견 총경리가 중국으로 건너와 세농종묘를 맡은 후 9년 동안 회사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 그가 부임한 후 28명이던 직원수는 129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매출액은 1억위안을 넘어서며 8700여개 종묘회사 중 10위권에 진입했다. 부채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자산도 급증시켰다. 2009년에는 베이징 다싱(大興)구 생물의약기지에 대지 1만7820㎡에 총 건축면적 4125㎡ 규모의 신사옥을 완공했다. 신사옥에는 1만3200㎡규모의 중국 최대의 종묘 물류창고가 들어서 있다. 또한 베이징 본사 주변에 단일면적으로 중국최대인 약 16만㎡부지에 200개의 비닐하우스와 연구소 건물이 들어서 종자개발이 한창이다. 2007년 광둥(廣東)지역에 세워진 7만3920㎡의 연구소에는 60여개의 비닐하우스에서 중국 남부 및 서남아시아에 적합한 종자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09년에는 허베이(河北)성에서 66만㎡의 부지를 취득해 하북연구소 세워 동북아시아를 겨냥한 품종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1억위안 중 대부분이 중국내수에서 발생했다. 주요상품은 120여개 채소씨앗이다. 중국의 채소씨앗 시장점유율은 5%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무 배추 등 씨앗의 점유율은 50%, 교배종당근의 경우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농종묘는 2006년 소비자신뢰 농산품 브랜드상을 받았고 2007년에 박상견 총경리는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 10대 농업경제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농업경제인은 중국 농업부와 농업대학, 농촌잡지사에서 2년 마다 선정한다.

박 총경리는 “중국의 종묘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의 추세로 본다면 2015년이면 무난하게 매출 2억위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약력 ▲1958년8월, 전남 영암 ▲영암고등학교졸업 ▲전남대학교 졸업 ▲1983년 종묘업체 입사 ▲1986년 농우바이오 입사 ▲2001년 농우바이오 영업부장 ▲2003년 세농종묘 총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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