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찰서, 서민 울린 기업형 대출사기단 8명 검거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현금카드를 발급받으려면 보증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속여 15억원을 쳉긴 기업형 대출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의정부경찰서는 신용불량자에게 현금인출이 가능한 카드를 발급해 주겠다고 속여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문모(33)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김모(20)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달아난 공범 권모(30)씨 등 8명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 신용대출업체를 차린 뒤 수도권 일대에 ‘신용불량자 카드대출, 한도 500만원 이상 가능’, ‘신용불량 100% 카드발급’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설치, 이를 보고 찾아온 박모(41)씨에게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29만6000원을 받는 등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5224명으로부터 15억46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대출이 불가능한 신용불량자에게 마이너스통장방식 인출이 가능한 카드발급을 해주겠다고 속인 뒤, 통신신용평가에 필요하다며 보증보험료를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신용상태와 관계없이 발급이 가능한 체크카드와 통장을 발급받게 한 뒤, 체크카드를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신용불량으로 대출한도가 낮다며 피해자 통장으로 6만7200원만을 입급한 뒤 연 17% 이자를 적용하는 등 이자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돌려준 금액이 소액대출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가로챈 돈으로 고급 외제승용차를 타고 다녔고, 일가족이 범행에 가담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별로 소액사건이 접수돼 피해금액을 돌려받는 등 합의가 이뤄지면 처벌이 어려워 수사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사건은 장기간 다수의 수사인력을 투입해 수사한 결과 범죄 혐의를 구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정상대출이 불가능한 신용불량자의 경우 의심이 되더라도 급한 마음에 쉽게 속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통해 밝혀진 범행수법을 적극 홍보해 유사피해사례를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