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패션쇼 보니 신선하고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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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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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문영희 패션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전<br/>아트샵'울'에서 신작 의상,스카프, 가방등 전시 판매

25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장에서 문영희 패션쇼가 열렸다./사진=박현주기자

25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영희 패션쇼.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25일 오후 5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에서 '문영희 패션쇼'가 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패션디자이너 문영희의 콜라보레이션 개막행사로 진행된 이 패션쇼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열고 있는 단색화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였다.

 단색조의 아방가르드한 패션을 선보인 문영희 디자이너는 "탁월한 면 분할과 강렬한 색감이 넘치는 단색화전을 보고 가슴이 뭉클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지로 제작한 권영호의 작품과 모던하고 강렬한 색감을 담아낸 박서보화백의 작품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문 디자이너는 이날 패션쇼에서 '변형과 볼륨의 자유'를 주제로 인체의 비율을 변형하고 볼륨을 자유롭게 표현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갈채를 받았다.

이날 자리에는 배순훈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부인 신수희화백, 정형민 관장, 미술관회원등 관객 300여명이 참석, 패션쇼를 관람했다.

패션쇼가 끝나고 정형민관장은 콜라보레이션 인사말을 통해 "패션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로 그 예술적 가치를 이제 현대미술쪽에서도 인정하고 당당히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 미술관에서는 일반관객들과 더 쉽고 재미있게 소통하기위해 문턱을 더욱 낮추고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외의 미술관의 패션전은 낯선일이 아니다. 메트로폴리탄의 알렉산더 멕퀸전시에 65만명의 인파가 몰린바 있고 휘트니 미술관은 에코패션디자이너 사이몬 알렉산더와 콜라보레이션을 가졌다. 휘트니미술관 아트샵에서는 알렉산더가 누드를 컨셉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직접 퍼포먼스도 펼쳤다.

25일 국립현대미술관에 열린 문영희 패션쇼를 배순훈 전관장(가운데)과 정형민 관장이 나란히 앉아 관람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87,88년 이후 25년만에 선보이는 패션쇼인 이 행사는 문디자이너와 친분이 있던 배순훈 전 관장이 기획했다. 지난해 11월, 임기를 4개월 남기고 돌연 사퇴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배 전관장은 패션쇼내내 므훗하게 바라보며 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은 새삼 문화인이 됐다며 웃음꽃이 핀 모습이다. 패션쇼가 미술관에서 열리니 신선하고 재미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이어졌으면 하는 의견을 비치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에 배 전관장도 "(미술관에서 패션쇼가 열리니)좋다"고 짧게 말했다. 그는 집에서 쉬고 있다고 했다. '떠난 사람'이 남긴 전시는 '딱딱하던 미술관'을 생기있게 만들고 있다.

아트샵 울에서 선보인 문영희 콜라보레이션에 전시된 아방가르드한 의상./사진=박현주기자

1996년 파리로 진출해 17년간 한번도 빠짐없이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문영희 패션디자이너.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의상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패션쇼후 국립현대미술관과 문영희 콜라보레이션전은 이날 전시장이 아닌 '아트샵'에서 개막했다. 디자이너의 작품은 '런웨이용으로 난해하고 비쌀 것'이라는 통념을 깼다.

문 디자이너는 '변형과 형태의 자유'라는 주제로 신작 의상 6점과 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들어 상품화했다. 아방가르드한 '문영희표' 반바지, 원피스는 물론, 서류가방도 되고 클러치도 되는 가죽가방(15만9천원)과, 티셔츠(3만-4만원대), 스카프등을 전시판매한다. 독특하면서도 실용적인 원피스 반바지 클러치가방은 벌써부터 인기다.

문영희 디자이너는 "아트숍에 작품이 소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생활에서 친밀하게 느끼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상품은 색채 구성이나 볼륨감 모두 심플하고 이해하기 쉽고, 평생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측은 "문영희 디자이너의 작품세계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그의 예술정신이 전통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현대미술과 맞닿아 있다"고 소개했다.

1996년 파리로 진출해 17년간 34시즌내 한번도 빠짐없이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참여하며 '패션계의 작은 거인'으로 유명한 문 디자이너는 "미술관과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또다른 영역으로 확장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영희 콜라보레이션에 나온 작품들./사진=박현주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샵 울에서 선보이고 있는 문영희 콜라보레이션전에 전시판매되는 의상들./사진=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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