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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만들면 대출해준다더니..돈만 뜯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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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2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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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수료만 챙겨 잠적..2차 피해 수천만원

금융감독원 대출사기 피해 접수현황(자료제공=한국대부금융협회)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1. 서울 강동구에 거주 중인 안 모씨는 지난 4일 사업자금 1200만원을 구하기 위해 일명 대포폰 대출을 이용했다. 대출업체는 선입금 명목으로 총 4차례에 걸쳐 294만원을 요구했다. 안 씨는 경찰에 노숙자 전화번호를 도용한 대출사기 피해를 신고했으나 사기업자들은 입금과 동시에 돈을 빼가기 때문에 찾을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2. 충남지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지난달 초 자신의 명의로 스마트폰을 개통해 보내주면 9.2% 금리로 3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대포폰 사기업자의 전화를 받고 총 3대의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박 씨는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까지 공개하며 대출 신청을 부추긴 해당 업자의 지시에 따라 2차례에 걸쳐 스마트폰을 유령 사무실로 보냈으나 약속한 대출금은 입금되지 않았다.

두 대포폰 대출사기 피해자는 25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대포폰 이용한 대출사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2012 제1차 서민금융포럼’에서 이 같은 사례를 발표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와 소비자금융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양석승 대부협회장과 심지홍 소비자금융연구소장 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비롯한 대부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대포폰은 사기 수단으로 만들어진 불법 휴대전화로 주인과 실제 사용자가 다르고 명의가 불분명하다.

대출사기업자들은 통상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 선입금을 요구한 뒤 돈을 챙겨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대포폰은 휴대전화에 일정 금액을 충전한 후 판매하는 선불폰, 매입 즉시 2~3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막폰, 기존 휴대전화와 같은 번호로 제작된 쌍둥이폰 등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뉜다.

대부협회 소비자민원상담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27만여개의 대포폰이 유통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출사기 피해 건수는 2010년 794건에서 2011년 2357건으로 불과 1년 사이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피해 금액 역시 같은 기간 동안 672만원에서 2656만원으로 뛰어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각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출사기의 심각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박담재 대부협회 소비자민원상담센터장은 “대출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범죄에 이용된 대포통장 계좌나 대포폰 사용을 즉시 정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은 고객들에게 대출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사법당국은 수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출사기 범죄의 원천인 대포폰에 대한 총체적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대포폰 관련 행위를 생성, 유통, 사용 등 3단계로 분류하고, 단계별로 맞춤형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직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원은 “국가 차원에서 대포폰 단속을 주도하는 대응기관을 지정함으로써 대출사기, 스팸(Spam) 전송 등 불법행위 담당 기관들의 유기적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스팸광고 전송자가 이동통신사를 옮겨 다니며 광고를 전송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이통사 간 악성 스패머(Spamer) 정보 공유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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