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 일진 16명, '학교폭력 예방 다짐서' 쓰다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대구 각 고교 1학년 일진 16명이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 나서겠다고 경찰과 약속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자칭 잘나가는 '짱'들로 구성돼 4년간 주기적 모임을 가져온 '일진회' 학생들의 학교폭력 예방 다짐서를 27일 공개했다.

다짐서를 보면 이들은 22일 자필로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지 않고 범죄행위를 막겠다고 서약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8년, 인터넷 상에서 일명 '얼짱'으로 유명한 임모(16)양을 주축으로 채팅사이트 세이클럽에서 결속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모임에 속하지 않은 다른 학교의 짱이나 일진들은 '찌질이'라고 부르면서 5곳의 특성화고 등에서 학교 폭력을 도모했다.

경찰은 2011년 3월 승용차를 훔치다 불구속 입건된 이모(16)군을 조사하던 중 이 일진회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올해 3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학생들을 설득해왔다.

이번 달에는 이들을 상대로 3회에 걸쳐 학교폭력 심각성 설명회를 가지는 등 함께 식사를 하며 교내 괴롭힘(왕따), 폭행 등을 목격할 경우 제지하기로 맹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경찰관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나쁜 짓을 하면 안된다는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지속적 관계형성으로 비행을 막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각 학교에 서면 통보하고 16명의 선도 활동을 지켜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