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 |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이 지난 27일 대구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2012 '열정락서' 강연에서 취업과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에게 "기본기와 치우침 없는 판단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장을 가득 메운 2500여명의 대학생 앞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원기찬 부사장은 자신을 "삼성전자 국내·외 21만 직원들의 인사를 책임지는 삼성 인사의 '끝판왕'"이라고 소개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원 부사장은 대기업 인사팀장으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시대 변화에 따른 인재상을 이야기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요즘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한 시대"라며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의 채용 역시 스펙이 아닌 기본기와 판단력을 본다"며 "가장 매력적인 인재는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넓고 깊은 기본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치우치지 않는 판단력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종이 신문 읽기를 권했다.
이날 원 부사장은 입사 후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그는 "80년대 '수출만이 살 길'이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가고 싶었던 삼성물산 대신 전자에 입사하게 되고 부서 역시 원하던 해외영업팀이 아닌 인사팀에 배치 받았다"며 "'까라면 까야 하는' 부서 분위기나 시시콜콜 신경 쓸 게 많은 인사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왕 시작한 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업무 스터디가 일에 재미를 붙인 계기가 됐다. 업무가 끝난 뒤에도 회사에 남아 업무 규정집을 꼼꼼하게 공부한 결과, 기존 관행과 제도의 허점을 볼 수 있었고 이를 스스로 바꿔나가기 시작한 것.
또 해외 영업의 꿈을 버리지 않고 틈틈이 해둔 영어 공부 덕분에 미국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글로벌 시장을 경험할 기회도 얻었다. 원 부사장은 "하다 보니 길이 보였다"며 "그 길은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닌, 나 스스로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열정을 '긍정'으로 정리한 원기찬 부사장은 "여러분은 빈 화분의 씨앗과 같다.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을 수도 있고 시들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훌륭한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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