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실적과 주가는 정비례한다는 것이 시장의 오래된 상식이다. 그만큼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으면 주가도 상승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최근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향후 실적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난 분기 실적이 좋았다 하더라도 다음 분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6일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1분기에 연결 매출액 12조2227억원, 영업이익 4482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42.7% 늘었다. 사실상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였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LG전자 주가는 발표 당일 6.18%의 급락세를 탔다. 그 다음날에도 1.10% 내리며 7만원선이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 9702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 순이익 91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약 18% 성장했으며 사상 최대의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지난 2005년 3분기 이후 27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29분기 연속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발표 당일 LG생활건강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상승세를 뒤로 하고 26일, 27일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반면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2조3884억원과 2600억원의 영업 손실, 27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5% 감소했고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26일 주가는 0.55% 강세로 마감했고, 그 다음날에도 3%가 넘는 오름세를 탔다. 삼성생명도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당기순이익이 9422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줄었다고 공시한 다음날인 24일 주가가 3.08% 상승했다.
이렇게 실적과 주가가 엇갈리는 까닭은 유동성 장세에서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가령 LG전자의 경우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확정된 실적과 향후 전망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시장이 당장의 경기가 아니라 미래의 경기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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