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산 땅에 집을 지으려면 땅값과 취득세, 건축비 등을 합해 5억원 안팎이 예상된다. 이씨는 "지금 살고 있는 4억원대 아파트를 처분하면 무리한 액수는 아니다"며 "원하던 단독주택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요즘 밤잠을 제대로 못이룬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용지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공공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지는 부동산시장에서 최고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많이 찾는 데다 자연 친화형 주택을 선호하는 30~40대들도 크게 늘면서 용지 매입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용지 수요 급증
단독주택 용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공공택지지구에서 공급하고 있다. 일반 단독주택만 건축이 가능한 주거전용 단독주택 용지와 1층에 상가 등을 지을 수 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로 나뉜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단독주택 용지는 126만9000㎡가 팔려나갔다. 월별로는 1월 9만4000㎡에서 12월 27만2000㎡로 증가 추세다.
올해 3월에는 LH가 공급한 경남 양산물금1지구 단독주택용지 128필지가 전량 팔리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1만8000여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무려 142대 1에 달했다.
LH 관계자는 “원래 토지가격이 저렴했고, 대금을 2년에 거쳐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조건을 변경하면서 초기 계약금 500만원으로 자금 부담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양산 물금1지구의 공급가는 1억~4억원대였다. 수도권에서도 지난해 말 공급한 문산 선유5지구 단독주택 용지는 2억원선, 평택 청북지구도 2억2700만~4억100만원대였다.
이 지역 3억원짜리 용지 200㎡에 150㎡ 규모 단독주택을 짓는다고 가정하면 투입 비용은 취득세(4%) 1200만원, 건축비 1억6000만원((3.3㎡당 350만원 가정) 등을 포함해 5억원 안팎이다.
가격이 좀 더 비싼 김포 한강신도시 단독주택 용지(주거전용) 300㎡(4억2600만원)에 적용해도 7억원 정도면 200㎡ 규모의 집을 지어 살 수 있다. 10억원 가까운 서울 중대형 아파트값보다 더 싼 수준이다.
◆규제 완화도 인기에 한몫…'묻지마 투자'는 금물
단독주택 용지 인기에는 정부 규제 완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도 한몫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5월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제1,2종 일반주거지역 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층수는 기존 2층에서 3층으로, 점포겸용은 3층에서 4층으로 완화했다. 1가구(주거전용) 또는 3~5가구(점포겸용)으로 정해졌던 가구수 제한도 없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지금까지 36개 택지지구에서 단독주택 약 3만3000가구를 더 짓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며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하는 택지지구가 늘어나면서 전·월세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분양을 앞둔 단독주택 용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LH는 이달부터 올해 19개지구에서 단독주택 용지 1795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수도권에서는 841필지가 주인을 찾는다. 주요 택지지구로는 광명역세권(42필지)·의정부 민락(124필지)·위례신도시(196필지)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단독주택 인기에 무리하게 편승하기보다는 실제로 살 여력이 있는지,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파트보다 편의성이 떨어지고 토지 매입, 건축, 임대까지 신경써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단독택지의 경우 덩치가 워낙 커 환금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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