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원짜리 결혼선물 좀 과한 가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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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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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프너,美취리히클래식서 결혼 1주 앞두고 생애 첫 승…164경기만의 감격, 도널드 세계랭킹 1위 복귀

제이슨 더프너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13억원짜리 결혼선물은 좀 과하지요?”

프로전향 후 8년동안 163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한 선수. 지난해에는 두 번이나 연장전에서 져 2위에 머물렀던 사람. 그 어느 프로보다 가슴앓이가 심했을 법했지만, 막상 우승컵을 받아들자 유머러스한 코멘트로 여유를 보였다.

주인공은 제이슨 더프너(35· 미국). 2000년 대학(미국 앨라배마주 어번대)을 졸업한 후 프로가 된 그는 프로전향 12년만에, 그리고 164개 대회 출전만에 첫 우승감격을 누렸다.

더프너는 30일(한국시각) 미국 루이지애나TPC(파72)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취리히클래식(총상금 64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어니 엘스(43· 남아공)와 공동선두를 이룬 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우승상금은 115만2000달러(약 13억원). 그는 오는 6일 결혼한다. 그린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예비신부 아만다 보이드에게 큰 결혼선물을 안긴 셈.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비싼 선물을 하게 됐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투어 상위랭커가 된 그는 그러나 ‘허니 문’은 연기해야 할 형편이다. 결혼식 그 다음주에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전향후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를 다섯 차례나 치렀던 더프너는 지난해 두 번 연장전에서 져 첫 승 기회를 날렸다. 피닉스오픈에서는 마크 윌슨에게, USPGA챔피언십에서는 최종일 4타 리드를 까먹은 끝에 키건 브래들리에게 무릎을 꿇은 것.

이번 대회 연장전 상대도 투어 18승에 빛나는 ‘베테랑’ 엘스였다. 18번홀(파5· 길이570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엘스는 1.8m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우승 기회를 날렸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두 번째 홀. 이번에는 더프너가 유리했다. 더프너는 드라이버-5번우드로 2온을 했고, 엘스는 드라이버샷이 벙커에 빠져 세 번째 샷을 프린지에 갖다놓았다. 더프너는 18m 이글퍼트를 홀옆 60㎝에 붙였다. 엘스의 6m 버디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간 것을 확인한 더프너는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기나긴 우승가뭄에 마침표를 찍었다.

더프너는 “첫 우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오랫동안 가슴을 짓눌렀던 부담을 떨쳐버린 느낌이다. 기분 최고다.”라며 좋아했다. 우리 식으로 하면 그는 이번 우승으로 10년 묵은 체증을 내려앉힌 것이다. 2004년 소니오픈(공동 41위)을 시작으로 지난 15일 RBC헤리티지까지 163개 대회에서 ‘들러리’만 섰으니 그럴 법하다.

투어프로로는 보기 드물게 경제학을 전공해 학사학위까지 받았으나 지금까지 그의 골프인생은 ‘비경제적’이었던 셈이다. 15세에 첫 클럽을 잡을만큼 ‘늦깎이 골퍼’인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승수를 추가할 지 지켜볼 일이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3위를 차지, 2주만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가까스로 커트를 통과한 ‘마스터스 챔프’ 버바 왓슨(미국)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8위를 기록했다. 최경주(42· SK텔레콤)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39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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