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한 바이든 부통령은 “동성 결혼에 대해 추호의 여지도 없이 부담스럽지않다”며 “이들의 권리는 우리 모두가 누리는 권리와 달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즉, 이성간 결혼이나 동성간 결혼이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같은 입장은 그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보다도 진보적인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오바마는 보통 동성 결혼 합법화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시빌 유니온(civil union)’에 찬성한다고만 밝혔다. 즉 동성 커플이 누리는 법적인 권리는 대부분 인정하지만 결혼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동성 결혼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을 더욱 확실히 할 것을 요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오바마가 실제 동성 결혼에 찬성하지만, 재선 전략으로 이를 밝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996년 오바마가 일리노이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그는 분명히 동성 결혼에 찬성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평소 대부분의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모습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분석이다.
이미 동성애 인권 단체들은 오바마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하고 있다. 그가 적극적으로 동성 결혼을 인정할 것을 기대했지만, 소극적인 지지 표현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6개주와 워싱턴 DC가 동성간 결혼이 가능하며 연방법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노스캐롤라이이나와 메인주에서 조만간 주민 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오바마는 더욱 자신의 솔직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있다. 또한 9개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 조금이라도 뒷걸음질하면 미트 롬니에게 차기 대통령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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