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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계열 판매 규제? 4대 은행 中 3곳은 되레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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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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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금융당국이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내 4대 은행지주들 중 3곳은 되레 1년 전보다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잔고 상위에 속하는 5개 증권사 중 4개사는 판매액을 줄여서 대조를 이뤘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30일 기준 계열 운용회사를 보유한 37개 판매사의 전체 판매 잔고(217조7798억원)에서 계열사 판매비중은 45.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4%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판매 잔고가 10조원이 넘는 5개 증권사(미래·하나대투·삼성·한국투자·우리투자증권) 가운데 4개사가 전년 대비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을 줄였다.

판매 잔고가 16조8000억원이 넘는 미래에셋증권은 77.33%에서 72.95%로 판매 비중을 4.38%포인트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대투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1%포인트 대에서 최대 5%포인트 대까지 판매 비중을 떨어뜨렸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은 전년 17.29%에서 25.95%로 늘렸다.

반면 판매 잔고가 9조원에서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4대 은행지주들 가운데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줄인 곳은 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3곳은 최대 7%포인트 가까이 판매 비중을 늘렸다.

판매 잔고가 21조원에 육박해 국내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은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을 전년 47.49%에서 54.21%로 6.72%포인트 늘렸다. 우리은행도 전년보다 2.39%포인트 늘려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이 42.50%에 달했으며 하나은행도 3.19%포인트 상승한 44.46%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감소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71%를 상회하던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을 1.87%포인트 줄였다.

이밖에 전년대비 계열펀드 판매 비중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KB투자증권으로 46.19%에서 64.66%로 18.4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펀드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KB자산운용의 계열사 판매비중은 70%에 육박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계열사 펀드의 차별적 판매 촉진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판매사들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펀드를 판매할 때는 의무적으로 계열사 펀드임을 고지하고 타 운용사의 유사펀드를 비교·권유해야 한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극약처방이 판매 잔고가 높은 증권사들에게는 정확하게 작동했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계열사 판매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펀드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은데, 이는 보지도 않고 계열사 덕만 본다고 호도하는 건 명백한 오류라는 설명이다.

금융지주 계열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가입하고자 하는 펀드를 계열 판매사에 가면 더욱 신경을 써줄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많고, 펀드 수익률이 타 펀드 대비 높아서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은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계열사 덕을 보고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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