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놀이공원가서 잡풀 뽑으며 “한심하다” 질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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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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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매체 이례적 보도…`인민 위하는 지도자‘ 부각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9일 평양의 놀이공원인 만경대유희장을 찾아 관리 일꾼들의 잘못을 처음으로 질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지도자가 현지시찰에서 '엄한 지적'으로 시작해 '격한 꾸중'까지 이른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북한매체들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현장시찰을 보도할 때 일꾼들의 성과를 치하하고 간부들을 독려한 내용만 전했을 뿐 김 위원장의 질책이나 질타 내용을 공개한 적은 거의 없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매체들은 김 1위원장이 2계단 유희장의 배그네(바이킹선) 앞 구내도로가 심하게 깨진 것을 보고 ‘한심하다’고 질책한 것을 시작으로 유희장 구내의 원림상태, 2중 회전관성열차(청룡열차), 유희기구의 도색상태, 물놀이장의 안전문제 등을 질책·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희장 구내의 보도블록 사이로 잡풀이 돋아난 것을 보고 풀을 한포기 한포기 직접 뽑으며 “설비갱신은 몰라도 사람의 손이 있으면서 잡풀이야 왜 뽑지 못하는가. 유희장이 이렇게 한심할 줄 생각도 못했다. 등잔불 밑이 어둡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소리”라며 격한 어조로 질타했다.

김 1위원장은 “일꾼들이 유희장을 돌아보고 심각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이 기회에 인민들에 대한 복무정신을 똑바로 간직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하겠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매체들이 김 1위원장의 공개질타를 일제히 보도한 것에 대해 ‘인민을 위해 당 간부들을 엄하게 다스리는 지도자상’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인민에 대한 복무정신'을 강조함으로써 간부들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주민에게는 김정은이 '인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라는 것.

김 1위원장이 “일꾼들과 관리성원들의 인민에 대한 복무정신이 영이 아니라 그 이하다”라며 “일꾼들이 심각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이 기회에 인민에 대한 복무정신을 똑바로 간직하도록 경종을 울려야겠다”고 간부들을 질타한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조선중앙TV에서 생중계가 부쩍 늘고 그로 인한 방송사고가 잦아지는 등 북한 매체의 보도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는 김정은의 현장방문 스타일이 김정일과 다른 것이 아니라 김정은 시대 북한 매체들의 보도방침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 1위원장은 “만경대유희장을 잘 꾸리고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은 수령님과 장군님의 영도업적을 빛내이는 책임적이고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유희장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변모시키라고 지시했다.

이날 만경대유희장 시찰에는 최룡해와 마원춘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수행했다.

총부지 면적이 70정보(69만4000㎡)에 달하는 만경대유희장은 평양 갈매지벌에 꾸려진 1계단 유희장과 송산벌에 건설된 2계단 유희장, 물놀이장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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