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다 꼬리내린 조현오, '보이지 않는 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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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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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을 한 데 대해 “후회한다”며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지 1년 9개월만에 검찰에 출석, 7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다. 이는 조 전 청장이 얼마전까지 “유가족이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경찰 조직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대해) 얘기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태도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조 전 청장의 태도가 왜 돌변한 걸까.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앞두고 비판 여론을 피해보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주기를 앞두고 이 문제가 정치적.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조 전 청장이 유족에게 사과하면서 꼬리를 내렸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미온적이던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벌인데 따른 반응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나 거부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고발 8개월만에 A4용지 4~5매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받았을 뿐이다. 조 전 청장은 진술서에서 “수사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경의 확고한 법 집행을 위한 독려차원에서 한 발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의 이날 수사는 7시간 넘게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백방준)는 이날 피고발인 신분인 조 전 청장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경위, 해당 정보를 입수한 경로 등을 집중 추궁했다. 강도 높은 조사였다는 후문이다.

친노(친노무현)계 한 인사는 “조 전 청장은 이번 조사에서 발언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응분의 댓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검찰도 자세를 가다듬고 국민 앞에 명쾌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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