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이 서울·수도권 아파트 최초 경매진행 사건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의 청구금액은 1972억원(총 62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3월 681건 202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채권자별로는 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청구액이 73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이 395억원, 기타 금융기관은 840억원이었다.
금융권의 법원 경매청구는 채무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경매로 넘기는 것이다.
경매청구액이 급증하는 것은 주택경기 침체에 따라 채무자들이 거래시장에서 집을 팔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집을 팔아 은행빚을 갚아야 하는데 거래가 안되다 보니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이다.
통상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진 뒤 최초 경매가 진행되기까지 5~6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4월 첫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무더기로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부터 서울·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대를 밑도는 등 시장이 위축된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금융권의 아파트 경매청구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4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77.2%로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째 70%대를 이어가고 있다.
낙찰가율은 떨어지는 반면 금융권의 우량 물건은 늘어남에 따라 경매업계에서는 경매 투자의 호기가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여유 자금이 있는 투자자라면 경매시장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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