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빵선발' 김영민, 넥센 선발진 합류 기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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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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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준혁 기자=넥센의 '땜빵선발' 김영민이 올해 2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면서 국내 투수진 상당수가 무너진 넥센 마운드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프로데뷔 7년차인 김영민이 우연히 찾아온 이번 기회를 확실히 잡아 넥센의 선발로 정착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롯데전 - 위기 상황의 침착한 투구

김영민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상대의 경기에서 '7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의 호투로 넥센 2연승의 주연 역할을 수행했다.

이날 김영민은 1회초 조성환에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손아섭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아무런 실점없이 이날 첫 회를 완료했다.

넥센 타선이 2회초 대거 5점을 얻으며 다소 여유가 생기자 어깨가 가벼워진 김영민은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2회는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3명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종결했고, 이후로도 매 이닝마다 주자가 나갔지만 역시 실점없이 깔끔한 마무리로 넥센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3회 무사 1-2루, 5회 1사 2루, 6회 1사 1루, 7회 무사 1-2루 등 위기를 자초했지만 위기를 잘 관리해 상대 득점을 막은 것이다.

결국 넥센은 이날 김영민의 무실점 호투와 2회(5득점)에 펼쳐진 타선의 집중력에 김영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정훈(8회,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과 오재영(9회,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좋은 공까지 더해져 끝내 롯데를 '8-0'으로 대파했다.

◆10일 LG전 - 초구 홈런이 유일한 실점

김영민은 지난 10일 목동구장서 열린 LG 트윈스 상대 경기에서도 대체 선발로 출전해서 7이닝동안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의 호쾌한 투구로 덕아웃과 관중석을 깜짝 놀라게 한 전례가 있다. 기대가 크지 않았던 상황이기에 기쁨이 커진 것이다.

10일 LG와의 경기 당시 김영민은 16일과 동일하게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양팀 모두 투수들이 힘을 냈던 이날의 경기에서 김영민은 5회 선두타자 서동욱을 중견수 우측방향 안타로 내보냈다. 그러자 1점이 급했던 LG는 김태군의 번트와 오지환의 땅볼로 서동욱을 결국 3루까지 보냈다. 2사 3루 상황에서 김영민은 이대형에게 가벼운 플라이를 이끌었고 김영민의 의도는 먹혀들었다.

김영민은 6회 이병규가 출루한 2사 2루 상황을 최동수 땅볼 유도로 종결했다.

이날 김영민이 LG에 내준 점수는 4회 1점 뿐이다. 선두타자 이진영을 상대해 초구에 홈런을 내준 것이다. 그러나 김영민은 뒤이은 타자를 모두 3구 내에 땅볼과 플라이로 잡아냈고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그리고 작년 6월 16일 이후로 329일만에 승리투수에 올랐다.

[사진 = 김영민(자료사진), 넥센 히어로즈 제공]

◆어렵게 잡은 우연한 기회, 시즌 끝까지 살릴까?

김영민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강속구 투수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2007~2009년 성적은 3시즌 통산 3승5패다. 2007년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3.48(33⅔이닝 13실점 13자책)이나, 2008년에는 7.04(23이닝 22실점 18자책)으로 부쩍 올랐고 2009년에도 5.94(47이닝 36실점 31자책)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의 총애가 있지 않았다면 선수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운이 찾아왔다. 2010년도 시즌의 선발투수 자원으로 꼽혔지만 2010년 1월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십자인대 파열'의 진단을 받게 됐다. 결국 2010년을 통째 쉬었다.

지난 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들 투수로 꼽혔지만 기회를 못 살려내면서 미끄러졌다. 이번 시즌에는 아예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김영민은 불펜으로 기용돼 이전과 다른 성적을 보였다. 그리고 김영민을 밀어낸 강윤구와 심수창의 부진과 문성현의 부상에 마침내 선발에 올랐고 다시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16일 승리투수에 오른 김영민은 경기 이후 "야구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마음을 편안히 먹었기 때문이다. 매이닝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호투의 원동력에 대해 설명했다. 10일 치른 경기서 승리를 거두고 "야구에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을 때보다 한층 자신감있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불리웠던 '불운의 사나이' 꼬리표는 떼어낼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넥센은 앤디 벤 헤켄과 브랜든 나이트 등 외국인 선발 투수만 든든할 뿐 확실한 국내파 선발 투수가 없다. 김병현이 당초 계획보다 당겨진 18일 선발로 나오게 됐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영민이 넥센의 정식 선발에 그의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프로무대 데뷔 이후로 어느 때보다 높다. 김영민이 이번 시즌 끝까지 어떤 성적을 올릴 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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