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삼성경제연구소는 ‘IT 업계 숨은 거인, 훙하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훙하이가 창업 40여년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1974년 문을 연 훙하이는 글로벌 IT 기업을 대상으로 위탁생산하는 제조전문기업이다. 애플·HP·노키아·소니·닌텐도 등 주요 IT 기업들의 제품을 위탁생산한다. 훙하이가 조립 생산한 제품이 세계 가전제품의 약 40%를 차지한다.
모회사인 훙하이정밀공업(Hon Hai Precision Industry)과 그 계열사로 구성돼 있으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80% 이상을 위탁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폭스콘(Foxconn)이 훙하이의 상호(trade name)이자 자회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훙하이의 성장 비결로 △노후 IT기업 공장 매각설비 인수 및 공급물량 확보 △중국 거대 생산거점 구축 △주요 부품 내재화 및 부품 자체생산 △사업영역 확장 등을 꼽았다.
훙하이는 주요 부품을 내재화하고 설계역량을 강화하는 등 제조역량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제고해 왔다. 위탁생산 제품에 탑재되는 부품 중 약 3분의 1을 자체 생산을 통해 조달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했고, 금형인력 양성 등 기계 설계역량을 강화해 초단납기와 제조품질 차별화를 이뤘다.
사업영역 역시 노동 집약적인 단순 조립 분야에서 높은 제조기술을 요하는 하이테크 부품 생산·위탁생산으로 확장해 성장동력을 확충했다는 평가다.
또한 PC 등 IT 기기 분야에서 TV·스마트폰 분야로 위탁생산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PC 부문의 성장한계를 선제적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훙하이는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 제조업에서 탈피해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테크 부품 제조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일본기업의 제조설비 및 기술을 인수하는 데 적극 나설 가능성이 커 한국기업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훙하이 그룹은 지난 3월 샤프의 지분 9.88%(669억 엔)를 2013년 3월까지 인수하기로 하면서 샤프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은 이와는 별도로 샤프의 주력 분야인 사카이 LCD공장(10세대)을 운영하는 자회사(SDP) 지분 46.5%(660억 엔) 인수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훙하이 그룹은 세계 LCD 시장 점유율(자회사 포함)을 23%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삼성전자(27.6%)와 LG디스플레이(26.2%)에 육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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