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민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보다 내정가가 낮고 상대적으로 투자 안정성이 높다는 이점 때문에 LH 단지내 상가 입찰 경쟁률이 대부분 수십대 일 또는 수백대 일을 기록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활황기에는 '묻지마 투자'가 많았으나 시장이 장기 침체에 접어들자 투자자들이 깐깐해진 것이다.
◆돈 될만한 곳에만 투자 수요 몰려
상가 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LH 단지내 상가의 경우 지난해 11월 신규 공급된 108호가 모두 낙찰된 바 있다. 평균 낙찰가율은 157.93%, 최고 낙찰가율은 232.24%를 기록했다. 세종시는 이에 앞서 6월과 8월에도 총 107호 중 105호가 초기 입찰에서 주인을 찾았었다.
올해 들어서는 강남권 보금자리지구 첫 공급 물량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 강남지구에서는 8호 공급물량 모두 낙찰됐다. 지난 4월 서초지구에서 공급된 11호도 모두 주인을 찾았다. 입찰에 유입된 자금만도 55억원에 달했다.
반면 강남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공급된 대전 중구 문화동 선화지구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총 8개 상가 중 5곳만 주인을 찾았다. 공급 예정가격 대비 낙찰가의 비율인 낙찰가율도 평균 108.8%로 강남지구(136~180%)에 크게 못미쳤다.
서초지구 공급 당시에도 문산 당동(3호)과 성남 중동(10호)는 최초 공급에서 3호만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은 서초지구가 150%였던 반면 문단 상동은 105%, 성남 중동 110%선이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상가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묻지마식 투자'에서 안정성 위주로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LH 단지내 상가라도 배후 가구 수나 상가 비율에 따라 분양 성적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한층 더 깐깐해진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도 한몫하고 있다. 예전에 단순히 배후 수요 등만 보고 투자했던 것에서 요즘에는 상가 배치, 상가 부지의 경사도, 도로접면 여부, 지역 선호도, 배후가구 소득 수준, 주변 상권 비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배후 가구 수가 아무리 많아도 이런 저런 이유로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어 보이면 투자를 꺼린다"고 말했다.
◆고가 낙찰은 삼가야
전문가들은 LH 단지내 상가도 고가 낙찰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정가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낙찰받으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LH 단지내 상가는 내정가의 120%선에서 분양받을 경우 연 6%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해볼만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비싸게 낙찰받았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 접근성이 떨어지면 영업 여건이 불리하므로 분양가가 낮더라도 지하층이나 고층은 가급적 분양받지 않는 게 좋다. 또 상가 주변에 대형 할인점 등이 들어서 있으면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투자 전에 주변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지내 상가의 특성상 업종 선택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업종 선택에 따라 투자 수익률에도 차이가 나는 만큼 아파트 입주민들의 소비 수준과 주변 상가 분석을 통해 중복 업종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