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주가 폭락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공모가를 애초에 너무 높게 책정한 탓에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예상가의 최대치인 38달러로 공모가를 정했다. 이로써 주가수익비율(PER)이 74배에 이르렀다. 이는 애플(13.6배)과 구글(18.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지난해 나스닥시장 평균인 15.7배도 크게 상회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페이스북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고 입을 모은 이유다. 자연스럽게 ‘매도 의견’이 뒤를 이었다. 피보텔 리서치그룹의 브라이언 위세르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목표가를 30달러로 제시했다. 데스티네이션 웰스 매니지먼트도 30달러가 적정하다고 봤다.
상장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는 주가 폭락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건스탠리는 페이스북 공모가를 너무 높게 잡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기업공개(IPO) 과정에 참여한 투자은행 33곳은 애초 공모가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무시했다. 게다가 발행주식 규모를 갑자기 늘렸다. 페이스북은 처음 계획보다 25% 늘어난 4억2120만주를 시장에 내놓았다. 지나치게 많은 공급이 주가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가 페이스북 상장 직전 기업가치를 낮춰 잡은 배경은 아리송하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모바일 광고시장의 수익성이 일반 컴퓨터 광고시장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실적은 1분기에서 2분기로 갈수록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간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장 주간사가 일반적으로 우호적인 보고서를 내놓는 관례를 깼다. 이는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려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CNN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 혐의로 현재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상장 당일 나스닥증권시장의 전산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킨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나스닥증권거래소는 이는 주가 하락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항변했다. 전산시스템 오류가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메린랜드주에 거주하는 투자자 필립 골드버그는 나스닥의 주문 시스템 오류로 손실을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페이스북의 주가가 언제 바닥을 찍을지에 쏠렸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미래 가치에 맞춰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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