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김 후보는 중간 집계에서도 2위 이해찬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렸으며, 상승기류를 이어가며 남은 서울·경기·인천과 시민·당원 투표에서도 선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 후보는 31일 전북 전주 웨딩캐슬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 및 지역 순회투표에서 342표를 얻어 227표를 얻은 강기정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와 선두를 다투고 있는 이해찬 후보는 216표로 3위를 기록했다. 전북은 대의원 수가 733명으로 서울·경기·부산 다음으로 많고, 계파색이 비교적 옅어 이번 경선 승부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이날 김 후보의 승리는 ‘바람’과 ‘비노결집’의 합작품이란 게 일반적인 설명이다. 김 후보는 지난 5월 26일 친노(친 노무현)의 본산인 경남에서 ‘대세론’의 이해찬 후보를 꺾은 후로 내리 3연승을 하며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김두관·손학규·정세균 등 비노 대선주자들이 김 후보로 결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여론이 김 후보 쪽으로 쏠렸다.
김 후보는 전북 승리로 누적집계에서도 2263표로 1위를 고수했고, 2위 이해찬 후보(2053표)와의 격차도 210표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승부는 오는 9일 있을 서울·경기·인천 대의원 투표와 시민·당원 투표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대의원 현장 투표 30%와 시민·당원 대상 모바일·현장 투표 70%를 합산한 결과로 뽑기 때문에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바람길은 김한길 후보 쪽으로 났다. 김 후보는 이해찬·강기정 후보가 강세인 부산과 대전·충남, 전남·광주에서 2위에 올랐고, 나머지 7개 지역에선 1위에 올라 ‘김한길 대망론’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또 대의원 수 6065명으로 전체 대의원의 40.4%를 차지하는 수도권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영향력이 적잖고, 무계파 중도 성향의 대의원이 많아 김 후보의 바람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후보가 유력한 대표 후보로 떠오르면서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 견제가 강해지고, 수도권의 친노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은 변수다. 김 후보의 힘이 커질수록 선거 구도가 ‘친노-비노’ 간 대결에서 ‘김한길-비 김한길’ 간 승부로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이번 투표에서 김 후보에 대한 배제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김미현 서울마케팅리서치 소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선거 흐름이 ‘김한길 우세’로 계속 지속될 경우 수도권과 모바일 투표도 이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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