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나라’ 러시아 에어컨 시장에서 전년대비 2배 매출 성장을 이뤄내는 한편, 중동지역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 식기세척기를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놨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를 통해 일궈낸 성과다.
◆ ‘추운 나라’ 러시아에 에어컨을 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러시아 에어컨 시장에서 전년대비 89%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2010년 여름 찾아온 모스크바 폭염의 영향으로 에어컨 수요가 급증 한 데다, 러시아 내에서 높은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주효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2010년 러시아 10대 인기 에어컨 모델’에 3개 모델이 선정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의 추운 기후를 고려해, 국내 시장에 없는 냉난방 겸용 가정용 에어컨을 별도 출시했다”며 “지역특화·초절전 기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현재 러시아 에어컨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0%(러시아 시장조사기관 RBC기준)를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수출 규모 측면에서도 러시아는 지난해 전체 에어컨 수출액 가운데 12.7%를 차지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에어컨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 모래바람 부는 중동에 ‘식기세척기’로 틈새시장 공략
동양매직은 지난해 이란과 이집트 식기세척기 시장에서 각각 34%, 2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에 올랐다.
2004년 이란 시장에 식기세척기 500대를 판매하면서 시작된 대(對)중동 수출은 지난해 판매량 7만3000대를 기록하며 7년만에 146배의 성장을 이뤘다.
동양매직이 중동 식기세척기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철저한 시장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양매직은 과일 소비량이 많고 모래바람이 많다는 현지 특성을 고려해, 과일세척기능이 탑재된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특히 개발자가 6개월~1년 동안 현지에 머물며 중동의 가정생활과 문화를 직접 체험한 결과, 현지 실정에 맞는 식기바구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제품 디자인에는 중동 아랍인(특히 이란 페르시아인)이 좋아하는 대나무 무늬를 적용했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매출에서 중동지역 비중이 50% 가까이 된다”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에 회사 매출 증대는 물론 중동 내 식기세척기 시장 확대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현지특화 ‘전기밥솥’으로 교민 입맛 사로잡아
국내 대표 전기밥솥 제조회사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 매출이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지난 200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 회사의 대(對)미국 전기밥솥 수출 비중은 전체 해외수출액의 30%로, 세계 최대 쌀 소비국인 중국과 맞먹는다.
이는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 사회에서 점차 늘고 있는 한인 사회에 주목한 덕분이다. 미국 정부 공식 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내 한인 인구는 약 142만에 이른다. 10년 새 32% 증가했다.
특히 나라별 메뉴 설정이 가능한 멀티쿠커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멀티쿠커는 기존 밥솥을 현지에 맞게 변형한 제품으로, 스팀을 이용한 찜요리·볶음·오븐 기능을 갖춘 복합형 조리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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