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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리 "사랑은 아프고, 인생은 무겁지만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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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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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사랑은' 소설 첫 출간..노화랑서 '사랑의 풍경' 개인전<br/>전시 개막 13일, 풍선‘다섯 손가락’ 가수 이두헌 공연도 열려

황주리.사랑의 풍경244x184cm_Acrylic on Canvas_2012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사랑' 때문이었다. 그는 언제나, 늘 애틋한 청춘 남녀의 열렬한 키스와 살부빔을 두 눈 똑바로 바라봤다.

스물살땐 거리에서 사랑하는 풍경을 볼때 마다 부러웠다. 서른살땐 니들이 얼마나 갈까 싶었다. 마흔살엔 그림 그리느라 너무 바빠, 아니 이 세상 모든 일이 그저 시큰둥했다.

서양화가 황주리(55)씨다. 쉰 살이 넘은 지금 사랑의 풍경을 바라보는 기분은 어떨까.

황 씨는 "지금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아래를 걸어가는 기분"이라며 "화가로서 클림트 피카소를 이해하는 대목이다. 내가 해도 행복하고 남이 해도 보기좋고 영화속에서 보아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미술계에서 독신으로도 유명한 그는 이제 완전 자유를 느끼는 것일까?.

그는 "사랑은 우리네 삶처럼 피고 지는 꽃"이라고 했다. 비록 질때 질지라도 우리들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은 사랑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건 너무 활짝 피었다 비오는날 하루 사이 다 져버리는 슬픈 꽃"이라고 했다.


이야기가 가득한 그림을 그리던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소설책을 냈다. 출판사를 하던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적부터 원고지에 글을 쓰기 시작해 몇권의 수필집을 낸 '글쟁이 화가'다

"화가인 내게 그림그리기와 글쓰기는 서로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상호 협조적이다. 글쓰기는 나만의 차별화된 문학성 짙은 그림세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림소설은 그림과 소설이 만나 독자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치 활자로 된 영화처럼…."

제목은 '그리고 사랑은'(예담). 소설집에는 `사랑에 관한 짧은 노래` `키위새가 난다` `빨간 입술` 등 단편소설 9편이 담겨 있다.

소설 곳곳에 드러나는 독백적 문구들은 때론 우리 자신의 고백처럼 들리기도 한다. 다독가로 알려진 그녀가 읽어낸 인생의 깊이는 꽃과 함께 일상의 풍경이 담긴 그의 그림처럼“사랑은 아프고, 인생은 무겁지만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는 “소설 쓰기를 시작한 이후 타인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다”면서 “많이 사랑한 사람으로부터 실연을 당했거나, 갚을 수 없는 빚이 많다거나, 불치병에 걸려 인생이 너무 무거운 사람들…. 그래서 높은 빌딩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

식물학 Botany_162x130cm_MixedMedia,Acrylic on Canvas_2011

소설책 출간과 동시에 전시회도 연다. 13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사랑의 풍경'을 주제로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슬픈 꽃'같은 사랑은 그의 화폭에 지지 않는 활짝 핀 꽃으로 만개했다.

그가 좋아한다는 해바라기꽃 속에 자전거를 타고 입맞춤하는 연인과, 립스틱짙게 바르고 화장하는 여자, 의자에서 와락 껴안고 있는 남녀를 그대로 박제했다.

일상의 풍경을 짜깁기한 작품은 몰래보는 '만화경'처럼 은근하면서도 스치고 지나간 소소하고 작은 행복을 일깨운다. 전시 개막일인 13일 오후 6시, 7080시대 그리운 목소리 ‘다섯 손가락’의 리더 이두헌의 노래공연도 진행된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2-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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