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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華초대석> ‘중국의 도올 선생’ 이중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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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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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국영 방송국인 CCTV에서 중국 고전·역사를 강의하면서 최고 인기의 스타급 학자가 된 이중톈(易中天). 그는 중국 대륙에 ‘이중톈 신드롬’을 일으키며 난해하고 재미없는 역사 강의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재미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중국의 도올 선생’이라 불릴 만큼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타면서 그가 내놓은 저서는 대부분 번역돼 한국 서점에 진열돼 있을 정도다.

1947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태어난 이중톈은 살아오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중국 역사와 현실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시각은 이러한 풍부한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모른다.

1965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문화혁명의 광풍에 휩쓸려 그는 저 멀리 서북부의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로 하방됐다. 이곳에서 허연 얼굴의‘샌님’이었던 이중톈은 ‘혁명열사’로 탈바꿈한다. 그는 신장 자치구에서 생활을 “과거 시 속에 묘사됐던 그 곳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삶은 결코 시가 아님을 깨달았다”고 회상할 정도로 신장에서의 13년 동안 인생의 쓴맛을 경험했다.

이후 개혁개방이 시작됐던 1978년 그는 오랜 하방 생활을 끝내고 우한(武漢)대 고대 문학 석사 과정을 밟는다. 문학석사 취득 후 그는 줄곧 강단에 섰으며, 오랜 기간 역사학 뿐만 아니라 문학, 인류학, 심리학 등 다양한 방면의 연구에 종사했다. 지금은 샤먼(廈門)대 인문대학원 박사지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005~2006년 중국 CCTV 인문학 강좌인 ‘백가강단(百家講壇)’에 출연해 ‘초한지’와 '삼국지'를 새롭게 현대식으로 알맞게 재해석하며 중국 고전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황제를 폐위시킨 동탁을 ‘테러리스트’라고 일컫는가 하면 잘생긴 얼굴로 뭇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주유를 ‘주 슈아이거((帥哥 꽃미남)’라고 부르는 등 학술계 권위를 깨뜨리는 파격적인 언어와 동양 고전과 현대를 오가는 지적 상상력, 날카로운 풍자로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강연법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이로써 그는 일반 학자에서 중국 학술계 ‘대중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강연했던 내용은 책으로도 엮어 출판돼 중국 대륙 베스트 셀러에도 올랐다. 특히 ‘삼국지강의(원제 品三國) 상하’는 판매량이 현재까지 500만부를 돌파했을 정도다. 국내에도 그의 저서 ‘중국도시 중국사람’ ‘삼국지강의1,2’ ‘초한지 강의’ ‘제국의 슬픔’ ‘품인록’ 등이 번역돼 광대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방한 당시 이중톈이 가는 곳마다 한국 팬들이 모여 강연장 자리가 부족해 뒤편에 서서 강연을 듣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중톈이 저급한 언어의 구사와 빈약한 역사적 논리로 대중의 입맛에 맞는 강연을 하기 급급하다며 그에 대한 흠집 내기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중톈 덕분에 상아탑 속에만 머물러 있던 중국 고전을 일반인의 관심 대상으로 확장해 중국 고전문학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은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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