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답변으로 "부동산시장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최근 정부가 풀어놓은 지원책도 먹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면 세대별로 반응이 갈리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단 젊은층은 집값 하락세를 반기는 모양새다. 특히 미혼 남성의 경우 "가격이 더 떨어져야 집을 마련해서 결혼을 할텐데"라는 대답이 많다.
반면 집을 가진 기혼자나 중장년층은 요즘 같은 시장 침체기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기색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고 무리하게 집을 마련한 40~50대 중장년층이 적지 않다.
심지어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2명 중 한 명은 스스로를 '하우스푸어(무리한 주택대출로 금융이자에 시달리는 집주인)'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우스푸어 양산은 최근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이들이 중산층임을 감안할 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우스푸어에게 해법을 줄 만한 정공법이 아직까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출이자와 원금상환 압박으로 고통받는 하우스푸어들조차 막연히 부동산경기가 되살아나 집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5·10 부동산 대책'에는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 폐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등 건설사들의 분양 활성화를 위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책이 경기침체 상황에서 아파트를 보다 쉽게 분양받아 결국 하우스푸어를 더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결론은 명확하다. 주택 거래가 살아나고 집값이 오르면 하우스푸어 문제는 해결되게 마련이다. 그게 어려우면 거치기간 및 상환기간 연장 등 정공법을 택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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