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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표심 "긴축은 완화…유로존 탈퇴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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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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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재총선 이후 시나리오는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떠들썩했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당분간 잠잠해질 분위기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의 재총선 결과 긴축 재정과 유로존 잔류를 공약으로 내세운 신민당을 중심으로 한 연립정부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별 총선 결과는 신민당이 29.7%를, 시리자·26.9%, 사회당 12.3%, 그리스독립당 7.5%, 극우성향의 황금새벽당 6.9%, 민주좌파 6.2%, 공산당이 4.5%를 득표했다. 제1당에 몰아주는 비례대표 50석을 합산하면 신민당이 129석, 시리자 71석, 사회당 33석, 그리스독립당 20석 등을 차지하게 된다.

가장 득표율이 높은 신민당이 전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회당과 힘을 합치면 예상 의석은 162석으로 정원 300석 의 과반을 훨씬 넘는다. 여기에 사회당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민주좌파(17석)까지 더하면 3당 연정은 188석으로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신민당의 단독 과반을 기대하지 않았던 유로그룹에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우파 신민당과 구제금융과 재정긴축을 지지하는 중도좌파인 사회당의 연정구성은 최소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일축시키기 때문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 옆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발언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회당은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트로이카인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과 재협상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 구성될 그리스 연립정부는 구제금융 조건과 관련된 사항을 트로이카와 협상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트로이카도 긴축에 반대하는 그리스 국민들을 의식해 구제금융의 일부 조건을 수정할 방침을 밝혔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부장관은 이날 "그리스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 대로 트로이카가 아테네를 방문해 향후 진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리스가 금융안정 경제성장 일자리 등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리스 새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을 완화하는 논의는 오는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4자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만약 신민당의 연정이 실패하면 시리자로 연정 구성 권한이 넘어간다. 긴축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시리자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론은 다시 고개를 들게 된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구제금융 문서들을 찢어버리겠다"고 공언했다. 트로이카와 맺은 재정개혁 협약을 파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유로그룹의 협상이 지연될수록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리스를 비롯한 재정위기국의 뱅크런과 국채가격 급락 현상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또한 내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그리스 채무는 82억 유로어치인데 정부가 보유한 현금은 20억 유로에 불과하다. 따라서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국가 부도는 기정사실이 되며 유로존에서도 탈퇴할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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