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높아졌던 지난 5월 이후로 국내주식형펀드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자산운용사들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그들의 바라는 적립식계좌로부터의 자금 유입은 매달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계좌의 경우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의 유입된 자금들은 사실상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피신한 자금들인 경우가 많아 향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금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펀드들이 대부분 환매수수료가 없는 펀드라는 점도 자산운용사들의 탄식을 그치지 않게 만드는 점이다.
19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형 국내주식형펀드의 지난 1~8일 5거래일간 누적입금액(4072억원)은 누적출금액(2117억원)을 상회하며 1955억원 순 유입됐다. 지난 5월의 월간 누적 순 매입 규모는 총 1조1936억원이다.
하지만 연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증시 활황 속에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1월 2조7382억원이 빠져 나갔고, 2월과 3월에도 각각 1조6930억원, 1조4343억원이 추가 이탈하면서 주식형펀드 규모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 펀드(ETF제외)가 순유입을 보인 달은 12달에 그칠 정도로 최근 펀드시장은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주식형펀드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은 5월 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재 부각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1782선까지 추락한 바 있었던 주가는 이후로도 이벤트에 따라서 매일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지부진한 주가추이를 기록했다. 이런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금을 펀드시장으로 옮긴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의 저가로 인식해 단기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한 의도로 펀드에 자금을 넣기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펀드에서 자금이 유입국면으로 변화되고 있음에도 자산운용사들 표정은 밝지 못하다. 이들 자금이 사실상 단기 자금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자금유입 상위 10개 펀드(기관 및 법인전용 클래스펀드 제외) 중 8개가 환매수수료가 없는 펀드였다. 그만큼 가입이후 기간에 상관없이 수익이 나면 언제든 자금회수가 가능하다. 반면 적립식계좌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865만개로 지난 2008년 6월 1568만2419개 대비 딱 반 토막 났다. 지난 2월에 처음으로 900만개를 하회했는데, 이는 지난 2007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밑돌았던 것이다. 적립식계좌 판매 잔고도 올해 꾸준히 줄어들면서 지난 12월 말 대비 3조960억원 줄었다.
꾸준한 자금 유입이 예상되는 적립식 계좌에서는 이탈이 이어지고 있고, 상승장이 오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은 펀드로는 자금이 쏠리고 있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자산운용사들의 탄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유럽 금융위기 지속되면서 증시 불안이 계속되다보니 시중 자금이 국내주식형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운용업계 입장에서는 펀드 판매사들의 잔액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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