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란석유 제재, 한국 수급 비상

아주경제 권경렬 인턴기자=유럽연합(EU)이 내달부터 이란산 석유 거래를 제재하면서 우리나라 석유 공급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25일(현지시간) 27개국 외무장관 정례회의를 열어 유럽 기업들의 이란산 석유 거래를 예정대로 오는 7월1일부터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유럽 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이란산 원유 수송 해운사에 대한 보험을 취급할 수 없게 돼 대부분 유럽계 재보험사를 이용하는 우리나라는 사실상 이란산 원유 공급을 하기 어렵게 된다.

이란산 원유는 국내 전체 원유 수입량의 8.9%를 차지한다. 해운ㆍ정유업계 관계자들은 EU의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의 원유 수급 차질은 물론 석유류 제품 가격이 오르는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안으로는 수입선 다변화 등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EU를 상대로 재보험 금지 예외 인정을 받기 위한 외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27개 회원국이 합의해야 하는 EU의 의사결정 구조상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1일 미국에서 먼저 이란에 대한 제재가 결정됐지만 한국을 비롯한 7개국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EU는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거나 성의있는 협상 태도를 보여야만 제재 조치가 완화·해제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태 장기화에 따른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