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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기술유출… 산업보안 구멍 뚫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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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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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국내 산업계에서 잇따라 기술 유출 사건이 일어나면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이번 OLED 패널 기술의 해외 유출은 55인치의 대형 OLED 패널 제조 기술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 등 두 회사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측면이 크다.

특히 양사는 55인치 대형 OLED TV의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유출 사건이 터져 충격을 주고 있다.

◆ SMD와 LG디스플레이만 대형 OLED 제조 기술 보유

OLED 시장은 SMD와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으로 양사는 이달 초 열린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최고상인 베스트인쇼(Best in Show)에 공동 선정되기도 했다.

SMD 관계자는 “OLED가 2016년 1000만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4년 동안 500배의 급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2곳의 회사에서만 생산될 뿐이어서 기술을 빼가려는 곳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OLED패널은 응답속도가 LCD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수년 내 TV 패널이 OLED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SMD 관계자는 “이번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난 회로도는 패널 주요 부분으로 건축에서 보면 설계도와 같은 부분으로 전문 엔지니어가 보게 되면 주요 공정 등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 등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OLED는 대형화에 특히 어려움이 있어 업계에 난제가 되고 있지만 양사는 독자적인 제조 기술로 기술적 어려움을 돌파하고 막바지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의 대형화를 위해 화이트OLED 방식이라는 독자 방식을 통해 생산성과 초고해상도를 구현하고 있다.

화이트OLED 기술은 적, 녹, 청색의 다이오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다이오드가 백색을 발광하고 TFT 하판 아래에 위치한 컬러 리파이너(refiner)를 통해 색상 정보를 표시한다.

더욱 섬세한 화면을 구현하며, 색 간섭 우려가 없어 불량률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검찰에 구속된 김씨가 중국에 빼돌린 것으로 확인된 기술이 이 화이트OLED 기술이다.

김씨는 O사의 홍콩법인 직원에게 “BOE에 적합한 자료인지 모르겠으나 이 회로도는 매우 민감한 데이터이니 신중하게 다뤄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화이트OLED 제조 기술을 통해 LG디스플레이가 OLED 대형화와 낮은 수율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유출됐다면 경쟁사들도 대형 OLED 생산 기술 개발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지난 4월에는 경기경찰청 조사에서 LG디스플레이가 SMD의 OLED 핵심 기술을 빼가기 위해 전무 등 임원급과 부 차장급 인력을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주고 데려간 데 대해 수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처럼 대형 OLED 관련 기술 유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두 회사의 양산을 앞두고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가 크게 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재발 방지 위해 기술유출 엄정 대응 필요

이번에 피해를 본 업체들은 협력 업체의 라인 출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100% 보안을 기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만5000명의 직원이 게이트를 지나가야 하는데 모든 보안 검사를 완벽하게 한다고 하면 출퇴근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100% 보안 검사를 한다는 것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협력사와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일부 기술에 대해 오픈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보안상의 어려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정보를 공유할 수밖에 없고 협업의 극대화를 위해 심도 깊은 내용을 협력사가 알 수밖에 없다”며 “사실 협력사의 기업 윤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과 국정원 등 유관 기관과 함께 업계가 기술 유출 대응 시스템 체계 마련과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사후 적발된 유출 건에 대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SMD 관계자는 “기술 유출 건에 대해 잘해야 2년의 징역 아니면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피해액 계산도 몇 천만원이나 몇 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기술 유출 유혹에 노출되지 않을 만큼 사후적으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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